유망 코스닥종목 발굴의 일환으로 거래소가 선보인 KRX리서치프로젝트(KRP)가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위축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RP를 통한 기업분석보고서 발간 건수는 266건으로 도입 첫해인 2006년의 660건에 비해 59.6%나 줄었다. 첫해를 정점으로 2007년 490건,2008년 317건 등으로 감소세가 확연하다. KRP는 경영이 탄탄한데도 소외돼 있는 코스닥 기업을 투자자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취지로 거래소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발주해 주기적으로 분석보고서를 발간하는 서비스다. KPR에 대한 거래소의 예산 배정이 줄어든 점도 원인이지만 해당 코스닥 기업들마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발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선 참여기업 숫자가 크게 줄었다. 참여 코스닥사는 지난해까지 95개에 달하는 등 매년 100개에 육박했지만 올해는 73개에 머물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지정된 이후 예산문제로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PR 참여비는 연간 450만원이며,이 중 300만원을 거래소가 지원하고 나머지 150만원은 기업이 부담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KRP 보고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KRP보고서가 회사당 연 3회 이상 정기적으로 나오지만 형식적인 데다,리서치센터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보조연구원(RA)들이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게 기업들의 푸념이다.

한 코스닥기업 IR 담당자는 "보고서를 쓰는 애널리스트들의 경력이 짧고 정식 보고서와 달리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도 제시하지 않아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도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써야 하니 기업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아무래도 좋은 측면만 조명해 주는 형식적인 보고서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