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혁신적 표적항암제가 이르면 2014년께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 론칭될 전망이다.

중외제약(대표 이경하)은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온 Wnt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WP231A'의 전임상시험에 성공,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임상시험에 돌입한 뒤 연말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임상시험 승인(IND)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회사 측은 FDA 승인 절차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4년께 신약이 첫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미국 앱튜이트사와 손잡고 시험용 약물 생산에 착수했다. 'CWP231A'는 암세포를 키우는 특정 신호전달 시스템(Wnt)을 차단해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Wnt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암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획기적인 표적항암제가 임상단계에 진입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중외제약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CWP231A는 캐나다에서 진행한 동물 대상 전임상시험 결과 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데다,암세포만 죽이면서도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적선택성'이 우수하고,장기 투여시에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별도로 진행한 동물시험 결과 급성골수성백혈병 외에도 다발성골수종과 림포마(림프 암)에 대해서도 기존 치료제인 벨케이드나 리툭산보다 2배 이상 우수한 항암효능을 보였다.

배진건 중외제약 전무는 "CWP231A가 상용화되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 이어 세계 8번째로 혁신적 신약(First in Class)을 개발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혁신적 신약이란 비아그라처럼 기존에는 없던 물질이나 원리로 만들어 뛰어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신약을 말한다. 새로 개발되는 전체 신약의 5%가량이 혁신적 신약으로 꼽힌다.

배 전무는 "CWP231A가 상품화되면 발매 첫해에 30조원 규모의 세계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글로벌블록버스터'급인 최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