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인재관은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의미의 ‘인내사(人乃社)’로 요약된다.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는 결국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창립 당시부터 5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SK그룹의 인재경영관이기도 하다.

일례로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나는 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최태원 회장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 그룹 연수원인 SK아카데미이다.

최 회장은 매년 10여 차례 연수원을 찾아 교육 중인 임직원들과 회사 비전과 발전방향 등을 주제로 토론 및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SK가 바라는 모범적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제적인 안목과 능력을 갖추고,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패기 있는 사람’이다.

특히 최고 덕목으로 꼽히는 것은 일과 싸워서 이기는 기질을 뜻하는 ‘패기’.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신념을 갖고 적극적,진취적으로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아 빈틈없고 야무지게 처리하는 자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SK는 신입사원 채용시 서류심사에 자기소개서 등을 중심으로 지원자의 가치관 및 직무역량,글로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원자의 다양한 사회생활경험을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지원자 개개인의 경험 중 SK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와의 연관성이 높은 경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요즘 회사 채용과정에서 중시하는 외국어 실력의 경우 단순히 유창한 외국어 구사능력을 평가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제적인 감각,다문화 적응 능력 등의 요소를 중요한 변수로 삼는다.

모집 직무분야에 대한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자격증이 있다고 공식적인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것도 한 특징이다.

그보다는 SK의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훨씬 중요한 잣대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접과정에서도 단편적인 지식이나 기술보다는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문제해결,외국어 능력 등 기초적인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이런 능력들은 단시일 내에 갖춰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는 1박2일동안 그룹 토의,프리젠테이션 인터뷰,심층면접 등의 집중적인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다.

신입사원 교육은 생생한 현장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창의적인 사고로 지속적인 변화를 앞장서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현장-체험-토론’을 교육의 핵심요소로 삼고 있다.

산악행군에 모의 경영게임을 접목해 실시하는 ‘산악패기훈련’이 대표적이다.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고객,임직원,주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행복 극대화를 목표로 설정한 ‘모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SK Management Game)’도 중요한 연수과정의 하나다.

SK는 또 모든 구성원이 ‘사회적 기업인’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신입사원 연수 때 반드시 자원봉사 활동를 하도록 하고 있다.

1990년부터는 임원과 부·차장급을 대상으로 일종의 미니 MBA 형태의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선더버드(Thunderbird)’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 및 글로벌 기업 등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으로,매년 40명 내외의 임원과 부·차장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1994년부터 체계적인 임원육성제도(EMD)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EMD는 각사의 최고 경영자 후보군을 조기에 발굴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SK는 상사,부하,유관부서 등의 다면평가 등을 거쳐 후보자를 선발하고, 체계적인 이동 관리 및 전문교육 등을 실시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