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日, 15개월째 금리 동결…"출구전략 시행 멀었다"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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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고용개선 기미 있지만 불안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
日 : 디플레로 되레 금융 완화…은행 등 자금지원 2배로 늘려
日 : 디플레로 되레 금융 완화…은행 등 자금지원 2배로 늘려
미국이 제로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키로 했다. 일본도 금리 동결에다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내놔 출구쪽과는 반대로 방향을 잡았다. 양국 모두 성급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세를 꺾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정책 잘못으로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직후 불황이 연장됐으며,일본은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현지시간) 금리결정 회의를 열고 현행 연 0~0.25%인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고된 결정이었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금리 인상 신호도 발표문에 담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이날 금리를 결정한 10명의 위원 중 9명이 제로금리 기조에 찬성한 '비둘기파'였으며 조기 인상을 주장한 '매파'는 1명에 불과했다.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만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기 위해 '상당 기간'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난 1월 회의에 이어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같은 FOMC의 결정은 경기 회복세를 낙관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아직도 불안하다는 상황 인식에서 나왔다. FOMC 발표문은 "열악한 고용시장이 완화되고 있다"에서 "안정되고 있다"로,"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 지출이 살아나고 있다"에서 "상당히 늘어났다"로 지난 1월보다 강한 표현으로 바뀌었으나 곳곳에서 조심스런 표현을 담고 있다. 신규 고용을 주저하는 기업들,완만한 소득 증가와 빡빡한 자금 시장 같은 상황 인식이 그렇다.
미 행정부도 FRB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하원 세출위에 제출한 공동 발표문에서 고실업 상태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며 FRB를 압박했다. 이들은 "올해 중 상당 폭의 실업률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찾기에 나서면서 실업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월의 실업률은 전달과 동일한 9.7%였다.
FOMC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진행해 온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매입을 당초 예고한 대로 이달 말 종료키로 했다. 매입이 완료되면 모기지 금리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FRB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향후 금융시장 상황을 봐서 재매입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FRB는 여차하면 동원 가능한 출구전략을 세워놨다. 관심은 구체적인 이행 시기다. 지난달 18일 FRB는 은행들에 긴급 대출할 때 부과하는 재할인율을 연 0.5%에서 0.75%로 올린 적이 있다.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외에 FRB에 추가로 과잉자금을 맡길 경우 주는 이자를 현행 연 0.25%에서 인상,유동성을 흡수할 수도 있다. 또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보유 중인 증권을 대거 매각할 수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상당 기간'을 앞으로 FOMC 회의를 3~4번 더 개최하는 동안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적어도 오는 8월이나 9월까지 제로금리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은행은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은행 등에 대한 초저금리 자금 공급규모를 종전의 10조엔(약 125조원)에서 2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심각해서다.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 1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금리인상은 고려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연 0.1%인 기준금리를 이날 동결했다. 미국과 같이 2008년 12월 이후 15개월째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출구전략을 2012년 이후에나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달 초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일본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2011년에 출구전략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만약 시행한다면 2012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일찌감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막고 나선 것이다. 이날 일본은행의 결정이 정부의 '압력' 때문이란 시장의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워싱턴=김홍열/도쿄=차병석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현지시간) 금리결정 회의를 열고 현행 연 0~0.25%인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고된 결정이었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금리 인상 신호도 발표문에 담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이날 금리를 결정한 10명의 위원 중 9명이 제로금리 기조에 찬성한 '비둘기파'였으며 조기 인상을 주장한 '매파'는 1명에 불과했다.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만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기 위해 '상당 기간'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난 1월 회의에 이어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같은 FOMC의 결정은 경기 회복세를 낙관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아직도 불안하다는 상황 인식에서 나왔다. FOMC 발표문은 "열악한 고용시장이 완화되고 있다"에서 "안정되고 있다"로,"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 지출이 살아나고 있다"에서 "상당히 늘어났다"로 지난 1월보다 강한 표현으로 바뀌었으나 곳곳에서 조심스런 표현을 담고 있다. 신규 고용을 주저하는 기업들,완만한 소득 증가와 빡빡한 자금 시장 같은 상황 인식이 그렇다.
미 행정부도 FRB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하원 세출위에 제출한 공동 발표문에서 고실업 상태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며 FRB를 압박했다. 이들은 "올해 중 상당 폭의 실업률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찾기에 나서면서 실업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월의 실업률은 전달과 동일한 9.7%였다.
FOMC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진행해 온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매입을 당초 예고한 대로 이달 말 종료키로 했다. 매입이 완료되면 모기지 금리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FRB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향후 금융시장 상황을 봐서 재매입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FRB는 여차하면 동원 가능한 출구전략을 세워놨다. 관심은 구체적인 이행 시기다. 지난달 18일 FRB는 은행들에 긴급 대출할 때 부과하는 재할인율을 연 0.5%에서 0.75%로 올린 적이 있다.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외에 FRB에 추가로 과잉자금을 맡길 경우 주는 이자를 현행 연 0.25%에서 인상,유동성을 흡수할 수도 있다. 또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보유 중인 증권을 대거 매각할 수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상당 기간'을 앞으로 FOMC 회의를 3~4번 더 개최하는 동안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적어도 오는 8월이나 9월까지 제로금리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은행은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은행 등에 대한 초저금리 자금 공급규모를 종전의 10조엔(약 125조원)에서 2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심각해서다.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 1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금리인상은 고려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연 0.1%인 기준금리를 이날 동결했다. 미국과 같이 2008년 12월 이후 15개월째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출구전략을 2012년 이후에나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달 초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일본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2011년에 출구전략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만약 시행한다면 2012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일찌감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막고 나선 것이다. 이날 일본은행의 결정이 정부의 '압력' 때문이란 시장의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워싱턴=김홍열/도쿄=차병석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