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경험(오세훈) VS 시민 복지(원희룡) VS 세심한 여성리더(나경원) VS 행정전문가(김충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4인 4색' 공약경쟁이 시작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17일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원희룡 김충환 의원은 자신만의 강점을 앞세워 서울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무상급식 전면 시행과 복지정책,오 시장의 '디자인 서울' 등이 뜨거운 쟁점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오 시장은 '실력에 경험을 더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실행해온 '디자인 서울'등 도시경쟁력 강화 공약을 일관성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데 초점을 두기로 했다. 최근 '경쟁력은 일자리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정하고 강남 · 북 균형발전대책 등 세부공약을 다듬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약은 '도심 재생축 활성화'다. △광화문과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역사축' △을지로 명동을 잇는 'IT축' △세운상가 인근의 '녹지축' △대학로~동대문~장충로의 '패션디자인축'을 중심으로 각 특성에 맞는 고용과 창업 기회를 창출해 내겠다는 복안이다.

원희룡 의원의 무기는 과감한 복지정책이다. 19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초등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다른 후보들이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하는 것과 대조된다. 매출이나 고용자 수가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성장하는 '가젤형 기업'을 육성해 4년간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일어서(일자리가 어마어마한 서울)'프로젝트,어린이집 내실화 등 보육분야에 매년 1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어부바(어린이 부모가 바라는 보육)'프로젝트가 시선을 끈다.

나경원 의원은 여성시장의 세심한 리더십을 부각시킨다. 여성과 가족이 실감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복지정책'에 역점을 뒀다. 자녀에 맞게 스스로 보육서비스를 선택하게끔 하는 '보육 바우처 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진수희,이두아 등 동료 여성의원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원 의원과 함께 오 시장에 대해 '디자인 서울은 복지와 일자리 문제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며 협공도 펼치고 있다.

40대인 후보들 사이에서 유일한 50대인 김충환 의원은 '경륜'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강동구청장을 세 번 연임한 행정전문가답게 106개의 세부공약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강화도 김포,파주 일부를 서울로 편입시켜 통일시대 대도시로 육성하는 한편 오 시장이 보류하고 있는 뉴타운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