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영토확장의 끝은 어디일까. 김상후 롯데제과 사장이 17일 전한 롯데의 인수 · 합병(M&A) 리스트에는 현재 20여개 국내외 기업이 '먹잇감' 후보로 올라 있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통 · 금융 △유화 · 에너지 · 제조 △식품 △건설 · 관광 △지원사업(상사 · 정보통신) 등 5대 사업군에 M&A 후보 기업이 두루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분야에서는 중국 및 동남아 지역의 대형 마트,유화 · 에너지 분야에서는 국내외 정유업체,식품 분야에서는 오비맥주와 5~6곳의 해외 제과사,지원사업 분야에서는 지난 15일 입찰에 참여한 대우인터내셔널 등이다.

롯데의 공격 경영은 2018년 아시아 톱10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2018 비전'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의 주도로 마련된 '2018 비전'은 지난해 53개 계열사에서 거둔 45조여원의 매출을 2018년까지 200조원으로 끌어올려 아시아 톱10 그룹 대열에 오른다는 것이 골자다. 사업 분야별로 보면 현재 20조원 안팎의 유통 · 금융 매출을 90조원대로,유화 · 제조 분야는 10조원대에서 45조원,식품 분야는 4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2018 비전에 따라 향후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그룹 매출을 4배가량 키우는 핵심 전술이 바로 M&A다. 롯데그룹이 올 들어서만 편의점 바이더웨이와 GS백화점 · 마트를 보름 간격으로 인수하고,작년에는 소주 '처음처럼'의 두산주류BG를 사들이는 등 최근 2년 새에만 4조원을 쏟아부어 7개 기업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그룹이 M&A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통 · 식품과 같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 외에 신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의지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입찰 참여에서 이를 재확인 할 수 있다. 2006년 에쓰오일,지난해 오비맥주 인수를 시도하는 등 정유업과 맥주사업도 롯데그룹의 신규 진출분야 '1순위'로 꼽히는 분야다. 롯데가 M&A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인수 후보 '0순위'군에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김 사장은 "롯데제과의 국내외 매출을 지난해 1조8000억원에서 2018년 7조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제과업체 중심으로 매년 1~2개 기업을 인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