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은 상장 첫날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러브콜'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생명은 공모가(8200원)를 500원 웃돈 8700원으로 출발해 거래량이 6500만주를 넘어서며 1.72%(150원) 상승한 8850원에 마감됐다. 거래대금은 579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5조6405억원)의 10.2%를 넘어섰다. 특히 개장 직후 1분간 586억원을 비롯 1시간 동안 3365억원이 거래돼 한때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약 3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중 한때 주가가 9130원까지 오르면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10%를 넘어서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일시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됨에 따라 미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서둘러 주식 매입에 나서며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공모주 청약에 4조원이 넘게 몰릴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반면,유통 주식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앞으로도 높은 관심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송인찬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위 생보사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향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등에서 당분간 주가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향후 6개월간 적정 주가로 1만1000원을 제시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24%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대한생명의 증시 상장으로 수혜가 기대됐던 한화는 이날 4만3000원으로 2.27% 밀려났다. 대한생명 상장 기대감이 반영돼 미리 주가가 오른 탓에 오히려 상장 당일엔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이나 은행 등 다른 금융주들은 대한생명 상장으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보험주들은 대한생명의 역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 삼성전기 제일기획 등은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한생명이 상장 첫날 강세를 보이면서 향후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덕분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