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후 쏟아져 나온 수많은 자동차 관련 기술 중 자동차의 주행속도 등 운행정보를 유리창을 통해 비춰 운전자의 시선 처리를 돕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HUD)'는 특히 각광받는 기술 중 하나다.

HUD는 독일 BMW가 일부 고급 차종에 적용해 '자동차의 안전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텍스트(text) 기반의 정보만을 제공하던 초기 단계에서 진화해 마치 공상과학(SF) 영화를 보듯 지면의 상황이나 표지판을 읽어내는 수준까지 도달해 상용화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연구개발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명문 대학인 카네기멜론, 남가주대학(USC) 연구진과 손잡고 개발해 수년 내로 상용화 할 '차세대 HUD' 기능의 일부를 소개했다. 도로 위에 있는 속도제한 표지판을 읽어내 과속을 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안개나 눈, 비 등으로 시야가 흐려져도 차선을 읽어내 유리창에 투영하는 기능 등이다.

이는 운전 중 계기판이나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유리창에서 운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안전을 도모한다. 기존의 HUD는 주행속도, 방향, 내비게이션 화살표 등을 운전자의 눈앞에 간단히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GM이 개발 중인 HUD는 앞 유리창 전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쉴 새 없이 제공한다.

GM의 차세대 HUD는 차량에 달린 전방 카메라와 센서들을 이용해 노면의 정보를 읽어내고 분석한다. 악천후로 차선이 잘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선로 곳곳에 마치 레이저로 그린 듯 한 가상의 차선들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안개가 짙거나 어두워 앞 구간을 파악하기 힘들거나, 눈으로 뒤덮여 차선이 보이지 않을 때 유용하다. 마치 최근의 운동경기 중계에서 화면을 통해 가상의 선을 그려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것과 비슷하다.

이 기술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토마스 세더 GM 연구담당자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HUD를 양산형에 완전히 적용하는 데에는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만 일부 기술의 경우 2015년 출시할 신차들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