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3일 서울 역삼동 아르누보 호텔의 클럽 '헤븐'앞. 낯익은 수입차들이 마치 전시장처럼 늘어서 있었다.

기본 입장료는 3만원이지만 테이블을 이용하려면 1층은 기본 35만원,2층은 65만원을 내야 한다. 유명 DJ가 오거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는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다. 300만원을 내야 이용이 가능한 룸의 벽면과 의자는 펄 화이트색 비닐소재로 인테리어돼 있었다. 클럽의 김병희 이사는 "바로 옆방에도 유명인들이 와 있다"고 귀띔했다.

1층 플로어에는 대형 스크린이 펼쳐져 있고 DJ들의 무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 DJ들은 스스로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파티 현장에서 믹싱(소리,박자 등을 바꾸면서 곡을 편집하는 것)하며 연주한다. 클럽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기 어렵지만 유명한 DJ는 웬만한 가수들보다 섭외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전했다. 남성이나 여성 고객들의 옷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레드 카펫 드레스를 연상시킨다. 한 여성 클러버는 "길거리에서 입을 수 없는 도발적이고 멋진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강남 클럽을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새벽 1시가 넘어가면서 플로어가 가득 차면 클럽의 대표 이벤트인 '술이 하늘에서 내리면'이 시작된다. 천장에 있는 구조물에 매달린 술 사진이 플로어로 내려온다. 그 사진을 잡는 고객에게 사진 속 술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때부터 클럽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고 파티 후의 파티라는 '애프터 파티'가 시작된다. 클럽을 찾은 한 남자 고객은 "이제부터가 진짜 '헤븐'"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강남 유흥의 중심가는 강남역이었다. 이 지역 단코,줄리아나 등의 나이트클럽은 가요나 유명 팝송을 틀고 즉석 만남을 주선해 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최신 음악을 들으며 자유롭게 춤을 추고 파티를 즐기는 클럽이 강남 젊은이들의 새로운'핫 플레이스'로 등장했다. 때로는 젊은 커플들의 낯 뜨거운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직장인들이 생일이나 진급 축하파티 등을 위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청춘들의 놀이 문화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