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태어난' 천재…'만들어진'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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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사로잡힌 자, 사로잡은 자 | 피터 키비 지음 | 이화신 옮김 | 쌤앤파커스 | 432쪽 | 1만8000원
바흐와 하이든은 비범한 재능에 성실한 노력을 더해 거장으로 우뚝 섰지만 '천재'로 불리지는 않는다. 천재는 절절한 성공담 이상의 그 무엇을 지녀야 한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릴 때부터 발군의 재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두 천재는 독특한 삶의 궤적을 그리며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불후의 명곡들을 남겼다.
하지만 두 천재의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모차르트가 타고난 천재라면 베토벤은 스스로 만들어낸 천재였다. 모차르트는 작곡하는 순간에도 당구채를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불성실했다. 그러나 일단 펜을 들면 '신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작품을 써내려갔다. "음악은 절대 어려운 게 아닐세.결혼이 어려운 것이지." 오페라 '마술피리'를 단숨에 완성한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경쟁자였던 '범재' 살리에르는 절망에 빠졌다.
베토벤은 악상이 떠오르면 며칠이든 식음을 전폐하는 노력으로 '신까지 사로잡은' 천재였다. 그는 게으름뱅이였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흥얼거리기 일쑤였다. 사회적 관습에 복종하지 않았고 타인에게는 무례했다. 하녀들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는 귀머거리 장애마저 지녔지만 이 모든 것을 초극한 영웅으로 거듭났다.
《천재-사로잡힌 자,사로잡은 자》는 인류의 매혹적인 수수께끼인 천재의 본질을 파헤친다. 플라톤과 쇼펜하우어,칸트 등 최고의 지성들이 펼친 논쟁을 중심으로 천재의 본질을 규정하고 그들의 생활 양식까지 추적한다.
칸트가 규정한 천재성에 따르면 독창성이 선행돼야 한다. 천재성이란 학습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센스한' 독창성도 많다.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다른 것의 판단 기준이나 규칙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범성을 갖춰야만 한다.
이 책은 여성은 과연 천재가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모색한다. 바람직한 천재는 최고의 수준에서 성숙한 인간성을 두루 갖춘 '인간으로서의 천재'라는 견해도 내놓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릴 때부터 발군의 재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두 천재는 독특한 삶의 궤적을 그리며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불후의 명곡들을 남겼다.
하지만 두 천재의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모차르트가 타고난 천재라면 베토벤은 스스로 만들어낸 천재였다. 모차르트는 작곡하는 순간에도 당구채를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불성실했다. 그러나 일단 펜을 들면 '신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작품을 써내려갔다. "음악은 절대 어려운 게 아닐세.결혼이 어려운 것이지." 오페라 '마술피리'를 단숨에 완성한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경쟁자였던 '범재' 살리에르는 절망에 빠졌다.
베토벤은 악상이 떠오르면 며칠이든 식음을 전폐하는 노력으로 '신까지 사로잡은' 천재였다. 그는 게으름뱅이였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흥얼거리기 일쑤였다. 사회적 관습에 복종하지 않았고 타인에게는 무례했다. 하녀들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는 귀머거리 장애마저 지녔지만 이 모든 것을 초극한 영웅으로 거듭났다.
《천재-사로잡힌 자,사로잡은 자》는 인류의 매혹적인 수수께끼인 천재의 본질을 파헤친다. 플라톤과 쇼펜하우어,칸트 등 최고의 지성들이 펼친 논쟁을 중심으로 천재의 본질을 규정하고 그들의 생활 양식까지 추적한다.
칸트가 규정한 천재성에 따르면 독창성이 선행돼야 한다. 천재성이란 학습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센스한' 독창성도 많다.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다른 것의 판단 기준이나 규칙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범성을 갖춰야만 한다.
이 책은 여성은 과연 천재가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모색한다. 바람직한 천재는 최고의 수준에서 성숙한 인간성을 두루 갖춘 '인간으로서의 천재'라는 견해도 내놓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