빕스,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CJ푸드빌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1만182명을 새로 뽑았다. 같은 기간 규모가 큰 제조업체인 GM대우자동차(8800명),하이닉스반도체(4891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레스토랑 하나를 개점하면 평균 70명 정도의 신규 인원을 채용하는 등 고용유발 효과가 커서다. 게다가 외식업체 브랜드를 2002년 말 3개에서 2008년 말 15개로,11개였던 빕스 매장을 74개로 각각 확대하는 등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린 점도 고용창출에 한몫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고용으로 본 대한민국 1000대 기업' 보고서에서 제조업 못지 않게 문화 · 서비스업의 고용창출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CJ푸드빌 등 5개의 서비스업 관련 기업들이 10위권에 들었다.



◆삼성전자,5년 새 2만9000명 늘려 1위

대한상의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고용추이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종업원 수가 5만5379명에서 8만4462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휴대폰 TV 등 주력 사업의 호황에 힘입어 이 기간 중 2만9083명의 직원을 늘렸다. LG디스플레이가 1만1527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CJ푸드빌이 1만182명을 추가 고용해 3위를 차지한 점이다. 같은 외식업체인 아워홈도 5862명을 새로 뽑아 6위에 올랐다. 유통업체인 신세계와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지난 5년간 일자리를 많이 늘린 10위권 기업에 들었다.

국내 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2003년 55만9988명에서 2008년 72만2132명으로 30% 가까이 늘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종사자 수가 77만7258명에서 87만1918명으로 약 12% 늘어난 제조업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크다.

◆고용유발 효과 큰 서비스산업 키워야

사실상의 실업인구가 5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고용이 국가적 과제가 되면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제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조업 국내 생산시설의 양적 확대가 한계에 이른만큼,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에 더 투자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은 10%로 2000년 2월(10.1%)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J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영화관 1개를 개관하면 유발 가능한 고용인원은 최소 150명에 이른다. 9개의 스크린을 운영하는 멀티플랙스의 경우 최소 7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영화관 한 곳이 연간 평균 80만명의 유동인구를 일으키고 관련 외식업체의 진출이 잇따라 고용인원은 더 늘어난다는 게 연구소 측 분석이다.

영화 제작 · 배급,음악,연극을 포함하는 문화서비스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당 13~18명으로 반도체,자동차,조선업의 5~8명보다 많다. 3D(차원) 콘텐츠 사업으로만 2027년까지 49만여명,외식서비스는 53만여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제계는 서비스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증대 세액공제 등 지원 정책의 수혜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D 영상을 만드는 컨버팅 사업에서만 해마다 6000여명의 일자리가 나올 것"이라며 "고용유발 효과가 제조업의 2.5배에 이르는 서비스업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