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의원들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촉진을 위한 협의기구를 구성키로 했다. 미 의원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안경률 이군현 정옥임 의원은 지난 17일 피트 세션스 미 공화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한나라당을 대표해 미국 교민들이 진행하는 한 · 미 FTA 비준 촉구대회 참석차 방미했다.

양국의 의원 협의체는 FTA 비준과 관련한 채널 역할을 하면서 양국 의회에서 비준을 독려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군현 의원은 "비준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라며 "협의체 구성은 비준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션스 의원은 미국과 싱가포르 간 FTA가 체결될 때 활동했던 인사를 중심으로 미국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한나라당 대표단에 전했다. 미국 측에서는 하원 운영위 간사인 데이비드 드라이어 공화당 의원이 팀장,세션스 의원이 간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 · 미 FTA 비준에 적극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비준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안경률 의원은 "한 · 미 양측이 각각 10여명 이내의 의원으로 출발하고,필요시 늘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한 · 미 FTA 비준 촉구대회에 참석한 에니 팔레오마배가 미 하원 아태소위 위원장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에 한 · 미 FTA가 비준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양국 간 자동차 무역의 불균형이 불공정하다는 미국 측의 반발이 있다"면서 "하지만 11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것을 계기로 비준이 보다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