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4억원대' 서민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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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84㎡형에 16.4 대 1이라니….생각보다 경쟁률이 높네요. 커트라인도 높아지겠죠?"
지난 17일 저녁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일반공급 신청 첫째날(청약저축 불입액 1000만원 이상) 결과가 발표되자 한 청약자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용 84㎡는 가장 큰 주택형이어서 분양가가 4억6000만원에 달하는데 '무주택 서민'들이 그렇게 많이 신청할 줄 몰랐다는 설명이다. 이 청약자는 "작년 사전예약에선 서초 우면지구의 84㎡형이 4억42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며 "위례는 이보다 5000만원 이상 비싼데도 경쟁률이 당시(3.9 대 1)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며 허탈해 했다.
작년 서초 우면과 강남 세곡지구에선 전용 84㎡형이 총 469채 배정됐는데 신청자는 1828명이었다. 위례신도시 84㎡형은 125채 모집에 2046명이 몰렸다.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신청자는 많아졌다. 반면 가장 작은 전용 51㎡형은 381채 모집에 253명만 신청,미달사태를 빚었다.
위례신도시 일반공급에서 당첨되려면 청약저축 납입액이 1600만~1700만원은 돼야 한다. 13~14년간 청약저축을 부어야 채울 수 있는 금액이다. 장기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게 정설이다.
이런 '서민'들이 기를 쓰고 '4억6000만원짜리 주택'을 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사전예약 후 전매제한 기간 만료 때까지 길게는 12년간 팔지 못하고 △5년간 실제 거주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12년 뒤까지 내다본다면 보금자리주택 중 가장 넓은 평형에 청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4년 뒤 입주할 때까지 중도금과 잔금으로 4억6000만원을 부담할 수 있는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로또'라는데 일단 붙고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비용을 따져 분양가가 4억6000만원이 된 것을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고가의 주택을 무주택 서민들에게 분양한다는 점,수익률만 따지고 달려드는 청약 행태 등은 모두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투기'를 권하는 보금자리주택이 되지 않도록 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때다.
장규호 건설부동산부 기자 danielc@hankyung.com
지난 17일 저녁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일반공급 신청 첫째날(청약저축 불입액 1000만원 이상) 결과가 발표되자 한 청약자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용 84㎡는 가장 큰 주택형이어서 분양가가 4억6000만원에 달하는데 '무주택 서민'들이 그렇게 많이 신청할 줄 몰랐다는 설명이다. 이 청약자는 "작년 사전예약에선 서초 우면지구의 84㎡형이 4억42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며 "위례는 이보다 5000만원 이상 비싼데도 경쟁률이 당시(3.9 대 1)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며 허탈해 했다.
작년 서초 우면과 강남 세곡지구에선 전용 84㎡형이 총 469채 배정됐는데 신청자는 1828명이었다. 위례신도시 84㎡형은 125채 모집에 2046명이 몰렸다.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신청자는 많아졌다. 반면 가장 작은 전용 51㎡형은 381채 모집에 253명만 신청,미달사태를 빚었다.
위례신도시 일반공급에서 당첨되려면 청약저축 납입액이 1600만~1700만원은 돼야 한다. 13~14년간 청약저축을 부어야 채울 수 있는 금액이다. 장기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게 정설이다.
이런 '서민'들이 기를 쓰고 '4억6000만원짜리 주택'을 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사전예약 후 전매제한 기간 만료 때까지 길게는 12년간 팔지 못하고 △5년간 실제 거주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12년 뒤까지 내다본다면 보금자리주택 중 가장 넓은 평형에 청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4년 뒤 입주할 때까지 중도금과 잔금으로 4억6000만원을 부담할 수 있는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로또'라는데 일단 붙고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비용을 따져 분양가가 4억6000만원이 된 것을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고가의 주택을 무주택 서민들에게 분양한다는 점,수익률만 따지고 달려드는 청약 행태 등은 모두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투기'를 권하는 보금자리주택이 되지 않도록 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때다.
장규호 건설부동산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