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부동산이 거래되는 재테크 시장이 짐 로저스 미국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말에 솔깃하고 있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로저스 회장이 최근 중국 부동산과 미국 국채에 대한 거품 붕괴를 경고했기 때문.그는 미국이 엄청난 규모의 재정 적자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미 국채 금리가 낮은 것은 비정상적이며,과도하게 오른 중국의 부동산도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까지 또 다른 불황이 온다"면서 "우리는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썼기 때문에 다음 불황은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뜩한 표현이다.

짐 로저스가 누구인가. 그는 2006년 말 한국에서 열린 투자 관련 컨퍼런스에서 "한국에서 사야 할 것은 가격이 오르지 않은 서울 강북지역의 부동산"이라며 "거품이 있는 강남 부동산은 팔고 언젠가는 개발될 강북에 투자할 때"라고 조언한 바 있다. 로저스의 이 같은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로저스의 최근 예측도 맞아 떨어질까. 중국 위안화 강세를 둘러싸고 G2(미국 · 중국)간에 벌어지는 통화전쟁에 따른 한국 내 파장,열탕(중국)과 냉탕(일본) 사이에서 미지근한 한국 부동산시장 등 우리의 재테크 시장을 로저스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부동산시장에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주 내놓은 '2020 주택 · 부동산 시장의 미래'보고서가 로저스보다 더 파장을 불렀다. 연구원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경제 · 사회적 요인이 모두 쇠퇴하고 있으며 10년 내 구조적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계자산의 포트폴리오도 급변해 주식 · 펀드 · 보험 등 금융자산 비중은 높아지는 반면,자산의 80%에 육박하는 부동산 비율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재테크 시장도 생물처럼 진화한다는 명제를 생각하면 재테크의 투자매력이 부동산에서 금융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발 빠른 고수들은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대형 주택 은 줄이고 수익형 부동산은 확대)하고,금융상품과의 비중도 조정하고 있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