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가 강세국면에 접어들면 중국 펀드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환헤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급적 환헤지펀드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펀드는 대부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H주)에 투자한다. 전체 중국 펀드 15조원(순자산 기준)중 H주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가 14조원을 넘으며 나머지 1조원은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다.

홍콩H주를 편입하는 중국 펀드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하며 중국 본토펀드는 이를 다시 위환화로 환전해 중국 본토에 투자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중국 펀드 중 환헤지형은 모두 원화와 달러화에 대해서만 환변동 위험을 제거하고 있다. 달러화와 위안화에 대해서는 헤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그대로 노출시켜 놓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21일 "위안화가 강세로 가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게 된다"며 "원 · 달러 환율도 떨어질 수 있어 환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결국 홍콩H주에 투자하는 펀드건 중국 본토펀드건 가능하면 환헤지형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헤지형 중국 펀드가 노출형에 비해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본토펀드 중 하나인 'PCA차이나드래곤A셰어A-1 클래스A'의 환헤지형은 연초 이후 -5.91%(17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환노출형은 -8.13%로,손실폭이 더 크다.

중국 관련 펀드 내 어떤 업종의 비중이 높은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수출기업들은 경쟁력이 약화되는 반면 내수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업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수익률면에서 좀 더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내수확대에 의한 경제성장을 천명한 만큼 소비재(컨슈머)펀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차이나인프라컨슈머나 중국 비중이 높은 아시아컨슈머펀드 등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추가 긴축과 IPO(기업공개) 물량 부담 등으로 인해 상반기 중 중국 증시흐름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가 추가 하락한다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현 수준에서 중국펀드 비중을 크게 늘리는 건 부담"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식형펀드도 위안화 절상 수혜업종을 많이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위안화 절상 수혜업종은 운송 철강 화장품 인터넷게임 호텔 · 레저 휴대폰 ·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이 꼽힌다. 최근 펀드운용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하나UBS IT코리아''GS골드스코프1C 2''메리츠맥시무스C' '삼성팀파워구십'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1(A)' '삼성우량주장기(A)' 등의 펀드가 이들 업종을 많이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