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변수들이 주식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 발언,그리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그리고 지급준비율 인상을 시작으로 한 중국의 긴축 정책 등 '3대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는 등락을 반복했다. 위안화 절상도 향후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변수 중 하나다.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중국과 교역을 하고 있는 나라들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국은 최대 수출국이 중국인지라 더욱 민감한 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시점을 2분기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혜주를 지금부터 챙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내수 파워 커진다

위안화 절상은 우리 경제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 우선 위안화가 절상되면 해외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다. 이 경우 해외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혜를 볼 수 있다. 중국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통신기기 · 기계업종이 꼽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러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위안화 절상은 한국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절상압력으로 작용해 원화가치 상승을 동반했다"며 "해외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영향은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중국 완제품의 중간재로 들어가는 한국의 소재부품 수출이 감소하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의 가장 큰 영향은 뭐니뭐니 해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싸지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소득이 늘어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 경우 가격대가 높은 고가 완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자동차 · 가전 수혜 전망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업종은 가전과 자동차업종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가전 및 자동차에 대한 구매보조금 정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올해의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제품의 가격범위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확대돼 국내 가전업체들의 실적 개선폭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역시 보조금 지원 기준을 상향조정하고,시행기간을 올 5월까지 연장키로 하는 등 지원책을 더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 효과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가전 자동차업체들은 적잖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자동차회사 중 수혜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국내 가전업체 중 보조금 지원대상 품목이 작년보다 더 늘어났으며,현대차는 2008년 완공된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늘어나는 중국 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채비를 마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일찌감치 '라네즈' '마몽드' 등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향후 3년간 연평균 44%가량의 외형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구매력 확대로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브랜드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 · 여행주도 주목할만

위안화의 구매력이 확대되면 중국 사람들의 해외여행도 늘어난다. 최근 원화강세로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폭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은 2002년 이후 연평균 10% 내외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해외관광객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도 2005년 이후 연평균 13%씩 증가했다. 더군다나 올해의 경우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관광객 유치목표를 160만명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따라서 대한항공과 같은 항공주와 하나투어 같은 여행주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면 미용 치료 관련 기업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강남구가 지역 내 181개 의료관광 협력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외국인 환자수는 전년 대비 25.6% 증가했는데,중국인 환자수는 같은 기간 115% 급증세를 보였다.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한국 연예인과 비슷한 외모를 갖고 싶어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미용치료 관련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다음 달 '안티에이징'센터를 여는 차바이오앤과 세계에서 네 번째로 주름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메디톡스 등이 꼽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