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이 뜨겁다. 위안화 절상을 둘러싸고 두 나라의 경제정책 당국자뿐 아니라 정치인까지 나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1일 미국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컨퍼런스에서 "중국이 좀 더 시장친화적인 환율 체계로 옮아간다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을 지원사격했다.

그러자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4일 양회(兩會)를 결산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강제적인 방법으로 다른 나라의 환율을 절상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에 양보할 것이란 신호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2분기 중에는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27%나 증가했고,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7%로 목표치인 3%에 바짝 근접해 긴축 카드로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우리 증시는 대외변수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절상 역시 기업들의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은 우리 기업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