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경쟁 심화로 격변이 예상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경영 전략을 밝혔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19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주주총회 2009년 영업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기아차는 격변이 예상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판매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본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품질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과 변화하는 세계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적시적소에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핵심기술 보유와 디자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기아차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고,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각 메이커간 생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기아차는 이러한 경영위기를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2010년 경영활동의 초점을 성공적인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 기반 확보에 두었다"며 "이러한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리더십 강화, 수익 창출 역량 강화, 지속 성장기반 구축활동을 강도 높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공장 127만대, 해외공장 67만대 등 전년대비 26.5% 증가한 총 194만대를 판매해 총 30조642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사업목표를 수립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스포티지와 로체 후속, 유럽 전략형 모델인 벤가 등 신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남아공 월드컵 후원 등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조적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도 수준의 품질을 확고히 하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정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지난해 3월 기아차 등기이사로 재선임돼 임기가 2년이나 남아있지만 현대차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직함을 바꾸게 됐다. 임기가 만료된 이재록 기아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조동성 서울대 교수, 박영수 동국노무법인 대표가 재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00억원으로 승인됐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