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고객들은 자신이 원해 재무설계를 받는 만큼 재산 공개에 대해선 그리 꺼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중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한 사업가 부부와 만났다. 사업에 성공해 적지 않은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 부부 역시 자녀의 나이나 직업에 대한 질문에 망설이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 후 어렵사리 입을 열었는데，5년 전 한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자녀가 기쁜 마음에 친구들과 산행을 갔다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하반신을 못쓰게 됐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장애인이 된 자녀를 지켜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지만 부모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자녀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다. 문제는 부모 사후 장애인 자녀가 어떻게 생활할지인데，이에 대해서는 항상 근심이 떠나지 않는다. 이 부부 또한 어떻게든 부부 사후까지 장애인 자녀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게 주요 관심사항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과 관련된 세제혜택이 많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내용이 어렵고 보편적으로 관련 내용을 얻기가 쉽지 않아 혜택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김 대표 부부에게 장애인 자녀의 증여와 관련된 두 가지 세제혜택을 안내해드렸다.

첫째는 장애인이 증여받은 재산을 신탁회사에 신탁할 때 받을 수 있는 증여세 감면조항이다. 장애인이 부모나 친족으로부터 증여받은 금전，유가증권，부동산을 신고기한 내에 신탁하고 신탁회사로부터 신탁의 이익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5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둘째는 보험과 관련된 세제혜택으로，장애인 보험금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조항이다.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보험금은 생명보험금，상해보험금，손해보험금 중에서 연간 4000만원까지다. 매달 보험료를 누가 냈는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일반 성인이 부모로부터 증여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한도가 10년간 3000만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보면 혜택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매년 보험금으로 장애인에게 4000만원 이하로 증여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보험이 있다. 연금보험은 부모 사후에 장애인 자녀에게 안정된 소득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즉시 연금을 가입하고 수익자를 장애인 자녀로 지정해놓으면 연간 4000만원까지는 증여세 없이 소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자녀의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다.

또 계약자는 부모，피보험자는 장애인 자녀와 나이차가 가장 적은 형제자매，수익자를 장애인 자녀로 하면 부모 사후에 계약자 변경을 통해 피보험자인 장애인의 형제자매가 사망할 때까지는 장애인 자녀에게 연금으로 보험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