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이면 골프 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는 3월에도 눈에다 꽃샘추위가 지속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봄이 왔는데 봄같지 않다)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까지 반등세를 보였던 골프회원권 시장이 3월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라운드 시즌을 맞는 4월에는 '큰 장'이 열려 손바뀜이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호재가 있는 '재료 골프장'과 새롭게 분양중인 '알짜 골프장'이 많아 회원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어떤 골프장에 관심을 갖는 게 좋을까.

◆회원권 시장은 약보합세

최근 들어 회원권 시장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스트밸리 가평베네스트GC 등 1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대는 거래가 가끔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거래를 주도하는 중 · 저가대 회원권은 매물이 쌓이고 있다. 수원 캐슬렉스, 한원, 프라자, 양지CC 등 1억원 미만의 저가대도 이달 들어 거래 빈도가 줄었다.

지방은 일부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회원권 가격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연초 반등세가 컸던 회원권들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회원권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려면 '큰손'인 법인과 라운드가 잦은 개인이 적극 매수에 가담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자금 여력이 있지만 투자를 고민 중이고,중소기업들은 내수 부진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

이기웅 프라임회원권거래소 사장은 "연초 회복세를 보이던 회원권 시장은 이달 들어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거래량이 줄고 있다"며 "올해는 유난히 겨울이 길었던데다 최근 회원권 가격이 2월 고점 대비 5~10%정도 빠져 투자 매력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 가치와 시세 상승 여력 따져야

회원권은 짧게는 1년,길게는 10년 이상을 보유하는 자산이다. 그래서 회원권을 구입할 때 '사용가치'부터 따져봐야 한다. 접근성이 뛰어나고,주말 부킹(예약)이 잘 되며,지인들과 자주 찾는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면 좋다.

향후 투자 수익도 주요 고려 대상이다. 증시처럼 골프 회원권도 '호재'에 따라 가격 등락이 생긴다. 지난해 7월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경기도 가평의 프리스틴밸리 아난티클럽서울(옛 리츠칼튼) 마이다스밸리CC 등이 시세 상승을 주도한 게 좋은 예다.

코스와 클럽하우스 등을 재단장한 골프장도 관심을 끈다. 아난티클럽서울은 2008년 8월부터 총 700억원을 들여 1만 그루의 백자작나무를 심는 등 전혀 다른 코스로 리뉴얼,오는 5월 재개장할 예정이다. 가족들의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야외풀장과 테니스 코트,카페 등의 부대시설도 마련한다.

오크밸리CC(강원 원주)는 파인코스 일부 홀을 고치고 있고,이스트밸리CC(경기 광주)는 여름 장마철에 벙커 모래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배수로 공사를 새로 했다.

올해 말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 개통 이후 자유 솔모로 블랙스톤CC(이상 경기 이천) 같은 골프장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실장은 "이용가치와 투자가치를 모두 만족시키는 골프장을 선택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라운드를 자주하는 동반자들의 성격과 향후 교통여건,추가 증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회원권도 관심

최근 개통된 서울춘천고속도로 주변에 10여 곳의 골프장이 인허가를 신청 중이거나 공사 중이다. 이 중 강원도 홍천 모곡에 들어서는 '클럽모우 골프&리조트'(27홀)와 춘천 남면의 남춘천CC(18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신사동에 회원 커뮤니티 공간인 '클럽모우 서울 멤버스라운지'까지 마련한 클럽모우는 그린과 페어웨이에 양잔디인 벤트그라스를 깔고 정회원 월 4회 주말예약을 보장해준다.

오는 10월 시범라운드에 들어가는 남춘천CC의 특징은 135만㎡(41만평) 규모의 광활한 부지와 80m에 달하는 넓은 페어웨이 폭이다. 이들 골프장은 서울 강일IC에서 30~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경기도 안성권의 골프클럽Q햄튼(18홀)과 젠스필드(18홀)CC,충남 천안에 들어설 마론뉴데이CC(18홀) 등도 수도권 남쪽인데다 분양 조건이 양호해 주목된다.

한창국 동아회원권 부장은 "신규 골프장은 준공 예정일과 접근성 등을 따져 창립회원권을 분양받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