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광역단체장 경쟁구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이 · 친박 간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강원과 경북에서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친노 인사들의 대거 출마로 곳곳에서 혼전이 불가피한 양상이다.

◆친이 · 친박 대결 구도가 안 보인다

한나라당 친이 · 친박 간 공천 경쟁이 전면전은 비켜가는 모양새다. 당초 두 계파의 대결이 예상됐던 지역에서 입후보 예상자가 줄줄이 출마를 포기, 대립각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친이 성향의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도전하겠다던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지난 12일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김재원 전 의원도 최근 출마 기자회견까지 준비했다가 막판 출마를 포기했다. 앞서 경남지사 선거를 준비했던 친박계 김학송 안홍준 의원도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남지사 후보공천은 친이계 '이달곤-이방호' 두 후보 간 경쟁으로 좁혀졌다. 이 외에도 부산시장을 염두에 뒀던 서병수 의원이 뜻을 접었다. 충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학원 전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돌았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친이 · 친박 대결구도가 형성된 곳은 현재까지 친박 성향의 김관용 경북지사와 친이계인 포항시장 출신의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대결하는 경북지사 선거, 친박계 이계진 의원과 친이계 허천 의원이 맞붙는 강원지사 선거 정도다.

◆비호남 친노 전면 포진

호남을 제외한 민주당의 주요 지역에서 '친노 벨트'가 구축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한명숙 전 총리를 정점으로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인사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나서면서 친노 인사들의 귀환을 방불케 할 정도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한 총리는 재판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하다.

경기도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무현 유지계승'을 기치로 출마한 상태다. 민주당 후보인 김진표 의원 역시 사실상 범친노그룹 인사다.

참여정부 초기 '좌 희정，우 광재'로 불렸던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충남지사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광재 의원은 강원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굳혔다. 경남에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도지사 후보로 나섰다.

이준혁/김형호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