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5분,LG전자 26분,LG화학 30분….'

19일 주요 대기업 주주총회는 대부분 한 시간을 넘지 않았다. 작년 글로벌 불황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 논란이 거의 없었다. 참여연대가 전환사채 발행 문제 등을 따진 1998년 삼성전자 주총은 13시간30분이 걸렸다. 재작년 50분에서 올해는 5분을 더 단축하며 '최단 기록'을 세웠다.

대기업 대표이사들은 지난해 좋은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리딩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작년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매출 100조원,이익 1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작년에 비해 두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10년 후 매출 400조원을 달성키로 한 '비전 2020'의 기초를 닦겠다고 강조했다. 주총 안건은 모두 박수로 통과됐다.

LG전자 주총에서 남용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세계 1위 품목을 만들어냄으로써 2012년까지 글로벌 톱3 브랜드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경쟁자가 아니던 애플이나 구글 등이 경쟁상대가 되는 등 컨버전스가 가속화됨에 따라 앞으로 3년이 LG전자 운명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주총에서 정성은 부회장은 글로벌 리더로서의 기반을 닦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차를 적극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보다 26.5% 늘어난 194만대를 판매,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화학업체들도 새로운 도약을 결의했다. LG화학 주총에서 김반석 부회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과 시장에서 진정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은 사명을 '한화케미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홍기준 사장은 "회사명을 바꾸는 것은 2015년까지 글로벌 케미컬 리더로 우뚝 서기 위한 중장기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유화사업의 해외기반을 더욱 확대하고 태양광과 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선 · 해운업계는 위기 극복 및 경쟁력 강화를 다짐했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그리스 등 유럽국가 부도 위기 속에 발주량 감소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도 "해운시황 악화로 인해 10년 연속 배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에 성공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LS산전은 1999년 합병한 LS메탈(옛 LG금속) 분할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정선/송형석/장창민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