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드레싱'의 계절…기관 매수종목 주목
3월 결산법인인 자산운용사들의 결산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들의 '윈도 드레싱' 수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 높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들이 빠르게 바뀌고,최근 대형주의 상승률이 부진한 탓에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있어 남은 기간에 약간이라도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잇단 펀드 환매로 운용사들의 '실탄'이 충분치 않아 신규 종목 편입보다는 지금까지 보유한 종목 중 향후 상승 여력이 높은 주식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1분기 '깜짝 실적'이 기대되는 중소형주와 배당주에도 기관의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윈도 드레싱 노리는 주식형펀드

윈도 드레싱이란 기관들이 분기 말이나 결산기에 맞춰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윈도 드레싱은 펀드 수익률에 대한 평가가 확정되는 기말(3월 말)에 특히 뚜렷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과거 5년간 12월 한 달 동안 투신권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의 수익률은 매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3월도 자산운용사들이 회계연도 결산 시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단기 수익률 제고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12%(18일 기준)로 부진해 펀드매니저들은 마음이 다급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올 들어 시장의 주도주가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남은 기간에 최소한 수익률을 플러스로 돌려놔야 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 들어 운용사들의 순매도 규모가 조금씩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에다 기관까지 가세할 경우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운용사 매수 종목 주목해야

문제는 최근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10일째 이어지고 있어 운용사들이 주식을 살 '실탄'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 4일부터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17일까지 총 6305억원이 순유출됐다.
'윈도 드레싱'의 계절…기관 매수종목 주목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운용사들이 매수 여력이 없기 때문에 신규 종목을 발굴해 매수하기보다는 기존에 보유 중인 종목에서 수익률이 부진한 주식을 팔고 상승 여력이 큰 종목에 매수세를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달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 중에 목표가보다 주가가 크게 낮은 종목이 1차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KB금융 유한양행 에스원 등이 대표적인 종목으로 거론된다. 하이닉스의 경우 투신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총 51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최근 주가(18일 종가 기준)는 목표가보다 26%가량 낮은 상태다. KB금융 유한양행 에스원 등도 목표주가 대비 20%가량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운용사들은 현금이 모자라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작은 중소형주 중에서 1분기 실적 전망이 밝은 기업에 향후 매수세를 집중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중소형주로 SBS대교를 꼽았다. 3월 결산 기업 중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증권주 역시 최근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대신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황 센터장은 "배당주의 경우 3월 말로 갈수록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기관들의 꾸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