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트렌치코트,자외선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운동화,운동상태를 실시간 체크해주는 러닝 도우미,패션 브랜드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이들은 모두 '스마드(SMAD)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스마드족이란 각종 정보를 입수해 똑똑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스마트족'과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늘 새로운 곳을 옮겨 다니는 '노마드족'의 합성어.이들은 편리하고 실용적이며,첨단기술이 접목된 기능성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게 특징이다. 스마드족이 패션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아디다스는 개인 트레이너 없이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스스로 체계적인 러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개인코칭 시스템인 '마이 코치'를 선보였다. 심박수와 속도 등을 체크하면서 실시간 음성으로 적절한 운동상태를 알려준다. 아디다스 매장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생소하다 보니 초기엔 소비자들의 반응이 차분했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은 문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리클라이브'도 최근 자외선 노출강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상이 변하는 '카멜레온 튜닝슈즈'를 내놨다. 신발색상 변화를 보고 봄철 야외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아이폰을 겨냥한 패션업계의 마케팅 바람도 거세다. 스마트 의류의 대표주자인 코오롱스포츠는 이미 지난해 말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아이팟과 휴대폰을 조정할 수 있는 '블루텍 점퍼'를 출시했다. 마이크 이어폰,와이어리스 키패드,블루투스 기기 등으로 구성한 제품으로,'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흥겨운 음악과 함께 한다'는 컨셉트로 개발됐다. 일반 재킷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전 제품의 80%가 팔려 나갔다는 게 코오롱스포츠 측의 설명이다.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발 빠르게 개발해 '스마드족'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샤넬 · 랄프로렌 · 도나카란 등의 고급 브랜드는 물론 자라 ·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가상공간에서 브랜드별 신제품이나 코디법 등을 아이쇼핑할 수 있도록 하고,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전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골라보고 매장정보까지 얻을 수 있게 했다.

패션 브랜드들이 '트래블 라인'을 강화하는 것도 스마드족을 위한 포석이다. 야외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시티웨어'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소매 탈부착을 통해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들이다. 코오롱스포츠 LG패션 등 업체들마다 올 봄 · 여름시즌에 이들 제품의 비중을 15%가량 높여 기획했다.

LG패션 남성복인 '마에스트로'의 경우 이번 시즌 테마를 '트래블'로 잡고,'포켓 트렌치코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옷장 속에서 부피를 차지하는 기존 트렌치코트와 달리 간편하게 주머니에 넣어 보관할 수 있어 여행 · 출장지에서도 편리하게 휴대하면서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