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하는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현장컨설팅지원단은 지난 주말 경북 지역을 누볐다. 지난 19일 전국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인 울산에 이어 20일엔 공업도시 구미에서 자영업자 및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세미나와 무료 컨설팅을 진행했다.

연초 기대와 달리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자 업종전환이나 창업시기 등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장사가 너무 안돼 힘들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점주 등 안타까운 사연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9일 오전 울산 동구청 강당에서 열린 '자영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는 대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유영식씨(30)는 "창업을 준비하는 3명의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창업 아이템 등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인 조곡둘씨(47)는 "창업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왔다"며 즉석에서 현장 컨설팅을 신청했다. 이에 신금순 한국소상공인개발원 원장은 "본인 적성에 맞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뒤 지역 특성에 맞는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며 "울산의 경우 남구 달동은 직장인,아파트가 밀집한 중구 성안동은 주부 대상 아이템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오후에는 전하2동 주민센터에서 현장 컨설팅 및 점포 방문상담이 이어졌다. 주민센터 인근에서 액세서리점 '리본이랑 팰트랑'을 운영중인 이미숙씨는 "최신 유행하는 리본이나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팔고 있지만 월 수익이 100만원에 못 미쳐 4명의 아이들을 부양하기가 힘들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김나위 큰나무서비스아카데미 원장은 "블로그 등을 활용해 수제품을 싸게 팔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며 "방문 고객들에게 액세서리 착용법을 시연하는 등 체험 마케팅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조선업 침체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상인들도 많았다. 전하동에서 중국집 '청화대'를 운영 중인 정태언씨(53)는 "예전에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회식을 많이 했으나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2년 전까지 하루 300만원이던 매출이 최근 30만원 선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많은 메뉴로 고객들을 상대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짬뽕 자장면 등의 일부 음식을 전문화해 승부를 걸라"고 제안했다.

30년 역사의 재래시장인 동울산종합시장의 이성화 상인 회장은 "정부 지원으로 아케이드를 교체하는 등 시설 현대화에 나서고 있지만,인근 아파트단지의 재개발로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300여개 점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내년 중반부터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상권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며 "아파트 주민들은 깔끔한 시설과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시설 현대화는 물론 상인들 스스로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시 자영업자들은 최근 삼성 LG 등 대기업 공장들의 생산라인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소비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초 원평동에서 '참별난집 버섯요리'를 오픈한 장계숙씨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기대 만큼 매출이 안 오른다"며 매출증대 방안을 물었다.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명함 마케팅 등을 통해 단골을 늘리고,일본인 등 외국인을 새로운 수요층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지적한 뒤 "원가분석을 철저히 해 비용을 낮춰야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진평동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인 '변산쭈꾸미'를 운영하는 신춘식 대표는 수도권 진출 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이에 대해 윤부기 핸드플러스컨설팅 소장은 "수도권에선 브랜드파워가 중요한 만큼 100% 국내산 주꾸미를 쓴다는 점을 알리고,전국적인 물류망을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울산 · 구미=최인한/강경민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