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보험 가입자가 질병,직업,장애 등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사항이 명확해지고 고지 의무도 일부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21일 보험 계약 전에 알려야 하는 의무사항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해 6월 신규 계약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보험가입자는 청약서에 자신의 질병이나 장애，직업 등을 사실대로 적어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토대로 보험 가입을 거절할지，보장 한도를 줄일지를 결정하게 된다. 의사 진단의 범위는 '진단'에서 '질병 확정 진단'이나 '질병 의심 소견'으로 구체화된다. 진단 결과 추가 검사를 받았을 때도 이를 고지해야 한다.

다만 최근 5년 이내에 치료행위 없이 정밀검사만 받은 사람은 보험사에 이를 알리지 않아도 된다. 정밀검사 후 심각한 질병이 아니어서 입원 수술 통원치료(7일 이상) 등을 받지 않은 사람은 고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제왕절개는 수술에 해당하는 것으로 명시돼 보험사에 알려줘야 한다. 제왕절개는 통계청의 분류기준에는 수술에 해당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수술로 생각하지 않고 알리지 않았다가 나중에 고지 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못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등' 처럼 가입자에게 혼돈을 줄 수 있는 문구는 삭제된다. 대신 '현재'는 '최근 1년 이내'로,'~의 손실,척추의 변형 등 외관상 신체의 장애'와 같은 문구는 '척추에 손실 또는 변형으로 인한 외관상 신체의 장애'로 명확해진다.

상해보험에 가입할 때는 현재 취급하는 업무뿐 아니라 종사 업종을 운송업 판매업 건설업 농림어업 광업 등으로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토대로 가입자의 사고 발생 위험을 평가해 보험료나 보험가입 금액을 차등화하게 된다.

차량 운전과 관련한 고지 사항 중 자가운전 여부는 제외되고 운전 차종은 자가용 승용차,영업용 승용차,영업용 화물차,오토바이,건설기계,농기계 등으로 세분화된다. 최근 1년 이내에 사고 위험이 큰 취미를 어느 정도 자주 하는지,관련 자격증은 있는지도 고지해야 한다.

대신 자가 전세 월세 등 피보험자의 거주 환경과 월 소득은 고지 사항에서 삭제된다. 위험 평가와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부모(친권자)가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보험에 들 때는 부모 모두가 서면 동의를 해야 한다. 보험사가 소비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추가하려고 할 경우 금감원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지의무사항을 둘러싼 해석상의 논란으로 발생하는 보험금 지급 분쟁을 줄이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