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김형태(33 · 토마토저축은행)가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대회인 'KEB인비테이셔널 1차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개막전 사나이'로 거듭났다.

김형태는 21일 중국 상하이 링크스C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쓸어담고 보기 3개를 곁들여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김형태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2위 강성훈(23 · 신한금융)을 4타차로 따돌렸다. 2008년 10월 열린 메리츠 솔모로 오픈 이후 1년5개월여 만의 우승이다.

전날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김형태는 이날 전반에만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2위권을 4타가량 앞섰다. 후반 들어 11번홀(파5) 버디와 13번홀(파4) 보기를 맞바꾼 데 이어 나머지 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갔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1승씩 통산 3승을 거둔 김형태는 우승 시점이 모두 가을이어서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일본남자프로투어(JGTO)에 전념하느라 우승이 없어 매년 1승 이상씩 10년 연속 우승 달성 목표가 무너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개막전에서 첫승을 신고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김형태는 20대 젊은 선수들에게 치여 주목받지 못하는 설움을 이겨내기 위해 올해 초 미국 전지훈련 때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올 시즌 새롭게 바뀐 '그루브'(클럽페이스에 파인 홈) 규정에 맞춰 쇼트게임을 보완한 게 주효했다. 그는 "어프로치샷 연습을 많이 한 게 파 세이브에 큰 도움이 됐다"며 "30대 고참 선수들도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 무대에 전념하면서 다승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노리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의 방두환(23)이 이날만 6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3위에 오르는 뒷심을 보여줬다. 최근 열린 유러피언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은 이날 2타를 줄여 공동 7위(4언더파 284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2승을 거둔 이승호(24 · 토마토저축은행)와 지난해 상금왕 배상문(24 · 키움증권)은 각각 공동 11위(1언더파 287타),25위(3오버파 291타)에 그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