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화장을 하고,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女爲悅己者容 士爲知己者死 )’라는 말이 있다.
남자나 여자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한다는 말이다.
특히 남자는 경제적 이익보다 자기를 인정해 주고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움직인다.

10년 전 증권업계에서 제법 알려진 A씨가 필자를 찾아왔다.
힘없이 고개를 아래로 떨구며 하는 얘기는
“지인이 저를 믿고 60억 원을 맡겼는데 지금 8억 원만 남아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라며 나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필자는 사실 그대로 얘기해라고 했다. 큰돈을 맡길 때에는 믿는 마음이 있었을 테니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A씨는 그 후 지인을 찾아가 나의 조언대로 사실 그대로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그분이 이야기를 다 듣고는 A씨에게 한마디 하였다.
“수백, 수천억 원을 벌겠다는 사람이 옷차림이 그게 무어냐? 지금 당장 옷과 넥타이 그리고 시계부터 바꿔라.”며 오히려 지갑에서 돈을 꺼내 A씨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 분의 충고대로 최고급 옷으로 바꾸고 심기일전하여 영업을 한 결과 몇 년 지나지 않아 A씨는 원금에다가 수익까지 더해서 드릴 수 있었다한다.
말없이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더 열심히 뛴 것이다.
지금 A씨는 증권업계의 CEO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부자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믿을 만한 사람만 믿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사람을 믿으면 쉽게 그것을 깨지 않는다.
설사 그 사람이 실수를 한다 해도 고의가 아니라면 금방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끝까지 믿어주면 분명히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알기에
재기할 기회를 주고 방법도 알려주는 것이다.
그만큼 부자는 믿는 사람과의 결속력이 강하다.

부자는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가를 가까이 하며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한다.
가까이 하는 전문가도 별 탈 없이 현재까지 올라 온 사람보다는, 실패의 경험을 딛고 성공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 그런 사람은 실패에 대한 대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실패의 경험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렇듯 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재테크의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정보에 대한 분석력과 사람을 판단하는 전문가일 뿐이다.
경험을 통해 믿을 만한 사람에 대한 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의 조언을 분석하고 받아들여 자기 방식으로 재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다.

대체로 부자는 조언은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재테크 방법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부자의 재테크 노하우를 배우려면 부자의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부자와 보통사람과의 차이는 한 생각이 다르다.
한 생각, 즉 사물과 사람을 보는 생각,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다르다.
부자에 대해 알고 또 배우고자 한다면 부자들의 행동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라.
부자를 이해하는 것이 부자와 가까워지기 위한 첫걸음이다.
보이는 외형만 보지 말고 부자의 생각과 사람 관리법을 배워라.
인맥(人脈)을 통하면 금맥(金脈)이 보일 것이다. (hooam.com / whoi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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