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를 45년 만에 대대적으로 수술하는 개혁법안이 21일 밤(현지시간) 연방 하원을 통과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끈기있게 보여준 '설득의 리더십'이 성과를 낸 것이다.

하원은 지난해 12월 상원에서 가결한 의보개혁 법안을 원안대로 표결에 부쳐 찬성 219표,반대 212표의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미국에서 전 국민을 수혜 대상으로 삼는 보편적 의료보험 제도 도입이 논의된 이후 근 100년 만에 획기적인 개혁이 이뤄지게 됐다. 표결에서는 재적 431명(정원 435명,4명 공석) 중 민주당 소속 219명이 찬성표를 던졌고,공화당 소속 178명은 전원 반대표를 던져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의 법안 통과 직후 "미국민의 승리이자 상식의 승리"라며 "이 법안이 의보 시스템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의보개혁안은 향후 10년간 재정에서 9400억달러를 투입,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3200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미국인들의 의료보험 수혜율을 95%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날 하원 표결이 이뤄지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도부는 가결 정족수인 216명의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막판에 바트 스투팩 의원(미시간) 등 민주당 내 낙태 반대파 의원 7명을 찬성 쪽으로 돌려 결국 가결 정족수를 채웠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행사,오는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격렬한 정치적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이관우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