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 수정 내용을 보면 2분기나 돼야 실적 모멘텀이 되살아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기업들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증시의 상승 탄력이 강하지 않은 시기에는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두드러지게 높아지는 기업들에 우선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예상보다 양호할 것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최고 실적을 냈던 3분기 수준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토러스투자증권이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는 23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0조3000억원)보다 4000억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당초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회복 시점을 2분기 정도로 봤는데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진 것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세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고,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업종에서도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다소 더딘 것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 전망치의 상당수는 작년 말에 내놓은 것들이기 때문에 최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나오는 실적 전망치는 1,2월 실적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 현대백화점 등 주목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기아차가 꼽힌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차에 대한 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2865억원이었으나 최근 3015억원으로 5.3% 높아졌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연말에는 신차 세제지원 종료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1,2월 실적을 보면 내수부문이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며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조지아공장도 당초 예상보다 일찍 손익분기점을 넘어섬에 따라 해외 부문의 지분법 이익도 올해는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한 달 새 505억원에서 516억원으로 2.2% 상향 조정됐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탐방을 통해 백화점 업황이 여전히 견조함을 확인했다"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대백화점이 2015년까지 7개 점포를 새로 열 계획이어서 중장기 성장성도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고려아연은 금속 가격 상승에다 자동차 가전 등 전방업종의 호조로 철강업종 내에서 1분기에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호남석유화학도 예상보다 강한 중국 수요로 실적이 최근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