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좌파 야당 연합이 21일 실시한 프랑스 지방의회 선거 결선투표에서 압승했다. 경제난에 따른 급속한 민심 이반이 확인됨에 따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BBC방송은 이날 "프랑스 본토 22개주와 해외 4개주 등 26개주에서 치러진 지방의회 의원(임기 6년) 선거에서 사회당과 유럽녹색당,공산당 등 좌파 연합이 집권 중도우파에 대해 사상 초유의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개표율 97% 시점에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등 중도우파는 35% 득표에 그쳐 52%를 얻은 좌파 연합에 참패했다. 특히 프랑스 본토에선 우파의 아성으로 꼽히는 알자스를 제외한 21개 전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다. 해외 4개 지역 중에서도 레위니옹을 제외한 3곳의 지방의회가 야당에 넘어갔다. 극우파 국민전선(FN)은 10%가량을 득표했다.

이와 관련,르몽드는 "사르코지의 요새로까지 불리던 파리 오 드 센 지역이나 극단적 보수 지역이던 니스에서도 우파가 몰락했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좌파가 승리했음이 확인됐다"며 "사르코지 대통령과 논의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지방 현안을 다루는 지방의원을 뽑는 것이어서 중앙 정치무대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그러나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전국 규모 선거여서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프랑스 경제가 크게 위축된 데다 실업률마저 높아진 것이 우파 집권여당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집권당의 치욕적인 패배로 사르코지 대통령의 각종 '개혁'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임기 후반 지방의회 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가 사르코지의 재선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조만간 개각을 통해 내각의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보여 조각의 시기와 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