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주회사들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그룹 지주사인 LG는 1.62% 내린 6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이 종목 역시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선 9.84%의 상승세다. 두산 CJ GS SK 등 다른 그룹 지주사들 역시 주가는 약세였지만 이달 들어 수익률은 SK가 12.1%에 이르는 등 좋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LG를 하루도 쉬지 않고 순매수하며 8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CJ 270억원,두산 222억원,SK 190억원,LS 160억원 등 다른 지주사에도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의 이 같은 '러브콜'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과 지주회사의 자산 가치 상승을 겨냥한 것이라는 진단이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를 사는 것은 여러 자회사를 한꺼번에 매수하는 효과가 있다"며 "외국인이 지주회사를 사는 것은 자회사들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증시도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LG는 LG전자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따라 올 3분기까지 실적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보여 주가 전망 역시 좋다"고 덧붙였다. CJ는 그동안 부진했던 CJ미디어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다 지분 3.2%를 보유 중인 삼성생명 상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돼 다음 달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자회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보유 중인 SK증권을 별도의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설립하는 방법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다른 지주회사들도 금융사를 설립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