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이 포기당 5000원에 육박하며 올 들어 최고치로 치솟았다. 1년 내내 식탁에 오르는 배추는 조금만 값이 올라도 체감 상승폭이 매우 크다.

22일 농협 하나로클럽에 따르면 배춧값은 1포기에 4980원으로 1년 전(2500원)보다 2배 수준으로 뛰었다. 2008년(1950원)에 비해서는 155.4%(3030원)나 비싼 값이다. 작년 8~9월 심어 올 1~4월에 출하되는 월동 배추 생산량이 지난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해 지난해보다 9%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이 더 위축되면서 가격이 뜀박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현 이마트 채소팀 구매담당은 "배추는 18~21도에서 잘 자라지만 10도 이하와 23도 이상에서는 생육이 부진하다"며 "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내달까지는 높은 시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배춧값은 3~4년 주기로 폭락과 폭등을 지속해왔다. 배춧값이 오르면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늘리면서 공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지고,가격이 내려가면 다시 재배를 줄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가락시장 상품(上品) 10㎏(3포기)의 도매시세(3월22일 기준)는 2004년 4900원에서 2005년 2825원으로 떨어졌다가 2006년 다시 8250원으로 뛰었다.

가격 상승에 따라 2006년 재배면적(4만2035㏊)은 전년 대비 13.0% 늘어 이듬해인 2007년엔 3125원으로 62%가량 주저앉았고,그해 재배면적이 18.5% 줄어들면서 상승세를 지속해 올해는 1만3293원까지 치솟았다.

윤종열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관측 월보를 참고해 영농 규모를 조절하는 것이 좋지만 마땅한 대체 작물이 없는 농가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가격이 올라 올해 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은 다시 12% 늘어날 전망인데 무분별하게 재배를 늘리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작년 겨울 한파의 영향으로 다른 식탁 물가도 훌쩍 뛰었다. 이마트에서 냉이 100g은 880원으로 1년 전보다 47.1% 급등했으며 깐대파(300g · 1480원) 25.4%,시금치(300g · 1180원)는 20.4% 올랐다. 한파로 조업이 어려워진 수산물 가격도 생은갈치(大 · 1마리 · 5500원)는 66.7%,주꾸미(100g · 2580원)는 43.3% 상승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