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하락에 따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168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난 주말 이후 부각된 인도의 금리인상, 그리스의 자금지원과 관련된 잡음 등 시장 악재가 지수 상승 기조를 꺾을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우려 요인들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여기라는 발상의 전환을 권하기도 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49%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기업 실적 호조가 지수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보기술(IT) 등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관련주들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미국 증시 호조도 이날 반등에 일조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43.91포인트(0.41%) 상승한 10785.89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5.91포인트(0.51%) 오른 1165.81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0.99포인트(0.88%) 상승한 2395.4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증시는 그리스 재정 지원 문제에 관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입장이 엇갈리며 불확실성이 증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개혁안 가결 소식이 의료보험주와 제약주에 호재로 작용해 장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 동양종금증권 "증시 불안요인, 매수 기회로 고려"

동양종금증권은 한국 증시에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이를 매수 기회로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하락에 대한 두려움 보다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증시에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증시가 긴축 조치 등과 같은 악재에 대해 내성이 강화되고 있고, 원·엔 환율 수준이 높아 일본과의 경합상에서 한국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소비경기의 회복이 지속되고 있고, 그리스 문제는 이달이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변동성과 할인율 하락에 따라 한국 증시의 위험(스트레스)이 낮아져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 신한금융투자 "출구전략 확산 우려 시기상조"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출구전략 확산 우려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전날 인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따른 글로벌 출구전략 확산 우려로 조정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국내증시의 직접적 충격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금리변경 시점이 예상보다 빨랐다는 점에서 향후 출구전략 도미노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지만, 절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측면의 불확실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과잉 유동성 흡수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기준금리가 아닌 재할인율과 지급준비율 조절을 통한 단계적 행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의 저금리 기조 재확인과 펀더멘탈(기초체력) 측면의 기대감, 외국인 매수세를 근간으로 한 국내 증시의 반등 기본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고점에서의 기술적 부담을 감안해 조정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삼성證 "국내기업 1분기 영업익 49.7% 증가 예상"

삼성증권은 국내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9.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278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1분기 실적 예상치를 조사한 결과, 22조원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169.8%, 전분기 대비 49.7%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현재의 전망치가 빗나가지 않는다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셈"이라며 "적어도 2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 둔화를 염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이익성장세는 턴어라운드의 운송과 승자독식 스토리의 IT 업종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분기 실적 시즌에 대비해 IT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면서 "다만 통상 결과가 나왔을 때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음을 감안할 때 기간은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기적으로는 턴어라운드에 방점을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턴어라운드 초기 국면인 항공 해운 기계 건설 등 산업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우리證 "코스피 1650∼1670 저점매수 바람직"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조정장세가 단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지수 1650∼1670선에서 저점 매수 대응할 것을 권했다.

이 증권사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최근 조정장세가 추세의 변곡점이라기보다는 단기조정 또는 물량소화 과정에서의 단기 이벤트로 마무리 지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숨고르기 국면에서는 2월과 3월 초 저항대로 작용했던 지수대인 1650∼1670선에서 조정 시마다 저점매수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이후 부각된 인도의 금리인상, 그리스의 자금지원과 관련된 잡음 등 글로벌 이슈들이 증시의 단기 상승무드를 크게 바꿀 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선진국 경제가 회복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이나 글로벌 긴축 이슈가 경기 회복세를 훼손할 정도의 강도로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고, 그리스발 문제도 해결 과정 중에 나타난 일시적인 변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만 이번 한주간은 EU 정상회담, 미국 경제지표 발표 등에 따라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골든크로스 전후의 물량소화 과정에서 5일선 또는 20일선에서의 지지력이 유효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관심대상은 반도체와 하드웨어 등 IT, 자동차, 화학, 기계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