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폭스바겐 골프인데 이렇게 다를까. 골프 GTD는 일반 TDI(경유) 모델과 이름만 같을 뿐 동력 성능과 편의사양 면에서는 한 차원 높다. GTD란 폭스바겐의 경유 엔진인 TDI에다 터보 및 직분사 장치를 더했다는 의미다.

아래 쪽이 납짝한 'D' 모양 운전대를 잡으니 손에 착 감겼다. 가죽의 질이 상당히 우수했다. 차체 앞 부분이 다소 무거운 편이다. 기본적으로 휘발유 엔진보다 무거운 경유 엔진을 쓴 데다 뒤가 짧은 해치백이어서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엔진 회전수(rpm)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경주차'의 출발을 알렸다. 최고 출력 170마력,최대 토크 35.7㎏ · m의 힘을 냈다. 변속기를 주행(D)에서 스포츠(S)로 바꾸니 rpm이 한 단계 올라가면서 힘을 부드럽게 끌어올렸다.

동력 성능이 워낙 좋다 보니 고속 주행 때도 흔들림이 별로 없었다. 최고 속도를 시속 200㎞ 안팎으로 끌어올려도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엔진 배기음은 듣기 싫지 않았고,풍절음(주행 중 바람소리)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운전자를 끌어안아주는 버킷시트와 대형 17인치 알로이휠이 골프의 고성능 버전임을 드러냈다.

골프 GTD는 '최고급' 버전이기도 하다. 첨단 편의장치를 대부분 장착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일반 TDI 모델에는 없는 운전대 리모컨 키와 고급 내비게이션이 달렸다. 자동 온도조절 장치와 중앙 팔걸이,자동주차 보조장치 등도 있다. 운전석 무릎 보호용을 포함해 에어백이 7개 탑재됐다.

골프 GTD의 또 다른 미덕은 최고 수준의 연료 효율성이다. 기본적으로 경유를 쓰기 때문에 휘발유보다 경제적인 데다 ℓ당 17.8㎞(공인 연비)를 달릴 수 있다. 55ℓ 크기의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1000㎞를 너끈히 주행할 수 있다.

다만 골프 GTD가 고성능에다 고급형 모델이더라도 전동식 좌석이나 버튼시동키까지 기대해서는 안 된다. 4190만원으로 가격 저항은 다소 있을 것 같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