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대법관 출신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혁안을 반박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2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좌편향되거나 현 정권에 비우호적인 법관들 대신 우편향 되거나 현 정권에 추종하는 법관들로 채우기 위한 사법제도 개혁을 시도하려 한다면 매우 잘못 된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혁안에 일침을 가했다.그는 한나라당이 대법관수를 14명에서 24명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 “발상 자체가 참으로 한심스럽고 불순하다”며 “이명박 정권이 사법개혁을 빌미로 정권의 뜻에 맞는 인사들로 대법관을 채우기 위해 대법관수를 증원하려 한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법관의 업무를 분담하기 위해 ‘대법원 2원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대법관 전원으로 구성되는 전원재판부는 법 통일 기능을 담당하게 하고,대법관 1인과 대법관이 아닌 일반법관 2~3명으로 구성되는 여러개의 합의부를 두어 권리구제 사건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제안한 인사개혁안과 대법원 자문기구인 양형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구성하겠다는 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법관 경력을 예로 들며 “1차로 먼저 대법관 임기를 마친 후 2년 3개월의 변호사 생활동안 매우 귀중한 경험을 해 다시 대법관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대법관은 물론 일반법관의 경우에도 법원내부에서 승진하는 법관 이외에 일정비율로 변호사나 법과대학 교수 등 법조경력이 있는 인사중에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일원화된 최고법원으로 합쳐져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구동회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