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자동차 가운데 가장 안전한 차.' 볼보가 내세우는 홍보 문구다. 과장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글로벌 대량 양산차 시장에서 볼보가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하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서는 장치를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핵심은 전자식 안전 장치들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간격을 유지해주는 ACC를 비롯해 차로 이탈 경고시스템(LDW),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액티브 벤딩 라이트(ABL),비상제동 경고등(EBL),경추보호 시스템(WHIPS),측면보호 시스템(SIPS) 등 볼보 차량 한 대에 들어간 안전 시스템은 007 전용차를 연상시킨다. 최근 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서 2010년형 'XC60 T6'와 2010년형 'S80' 고성능 모델을 시승했다.

XC60 T6의 별명은 '알아서 가고 알아서 서는 자동차'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이라고 불리는 ACC는 도심 주행에서 꽤나 유용한 장치다. 속도 및 앞차와의 거리를 간단한 조작만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핸들만 조작해도 차간 거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예컨대 앞차와의 거리를 30m로 정했다고 하자.만일 앞차가 속도를 내 간격이 30m 이상으로 벌어지면 차량 그릴에 있는 레이더 센서가 이를 포착,내 차의 속도를 높여 설정된 간격을 유지시켜 준다.

실제 테스트에서는 익숙치 않은 점이 많았다. 습관적으로 브레이크에 발이 갔다. 운전 중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자동차에 몸을 맡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ACC는 저속 충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와 결합해 '환상의 짝꿍'을 이룬다.

시티 세이프티 장치는 시속 30㎞ 이하로 달릴 때 적용되는데 가정할 수 있는 상황은 졸음 운전이나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다. 실험을 위해 전방에 어른 허리 정도까지 오는 인공 장애물을 설치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장애물을 향해 돌진했다. 저속인데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속도감이 느껴진다. 장애물에 부딪칠 찰나 신기하게도 차가 멈춰섰다. 볼보는 앞으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좀 더 발전시켜 장애물만이 아니라 사람도 인식할 수 있게끔 만들고 있다.

S80 고성능 모델로는 주로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9초 만에 도달하는 '준족(駿足)'이다. 시티 세이프티 외에 대부분의 안전 장치는 XC60 T6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동차 성능 시험장에서 제한속도로 세팅돼 있는 시속 250㎞까지 밟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 1500 안팎의 낮은 영역에서 시속 150㎞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1500rpm에서 최대 토크(40.8㎏ · m)를 내도록 설계된 덕분이다.

볼보의 전자식 섀시 제어 시스템인 'Four-C'도 S80의 자랑이다. 수많은 센서가 차,도로,운전자의 상황을 1초에 500번씩 모니터링해 최적의 핸들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차량 상태를 유지해준다. 운전자는 버튼 하나로 컴포트(Comport),스포츠(Sport),어드밴스트(Advanced) 등 도로조건에 적합한 주행모드를 적용할 수 있다.

화성=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