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훈련 때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 올 시즌 일을 낼 겁니다. 미국LPGA투어 대회 우승도 가능해 보입니다. "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서희경(24 · 하이트)을 가르치고 있는 고덕호 파라다이스골프 원장(미PGA 클래스A 멤버 · 사진)은 23일 서희경이 동계훈련 때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서희경은 미국LPGA 투어인 KIA클래식(26~29일)과 나비스코챔피언십(4월2~5일)에 출전한 뒤 귀국해 4월 중순 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 나선다. 고 원장은 "출국 전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며 "자만심을 가질까봐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 샷이면 미LPGA투어에서 우승하는 데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근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희경은 지난 1월 초 고 원장의 동계캠프가 있는 하와이에서 하루에 3시간 정도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특히 미국인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일주일에 3회,한 번에 2시간씩 고강도 골프 피트니스 훈련을 받았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몸을 옆으로 틀어 복근과 옆구리 근육을 강화하고 팔을 뻗어 '짐(gym) 볼'을 잡고 허리 유연성을 증대했다.

아령 같은 기구를 이용해 어깨와 허리 등의 근육도 키웠다. 그 결과 작년 말 빠졌던 몸무게도 3~4㎏ 불었다. 근육량이 늘어났고 체력이 크게 좋아졌다는 얘기다. 고 원장은 "옆구리와 등을 만져보면 아주 단단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힘을 낼 수 있는 옆구리와 복근 등 파워존이 중심을 잡고 있어 스윙에 흔들림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동계훈련 결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출전했던 호주 ANZ마스터스에서 서희경의 드라이버샷은 동반자보다 20~30야드 멀리 나갔다. 지난해보다 15야드가량 늘어난 260~270야드에 달했다. 웬만한 파5홀에서는 '2온'이 가능할 만큼 장타자로 변신한 것.

2년 전엔 어깨가 90도,히프가 45도 정도로 회전하면서 이른바 'X팩터'(어깨와 히프 회전각도차)가 45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어깨가 110도,히프가 30도 정도로 회전하면서 X팩터는 약 80도로 늘었다. 이는 백스윙 때 하체는 최대한 고정된 상태에서 상체는 충분히 돌아갔다는 뜻이다. 물론 그 꼬임을 풀면서 나오는 파워도 늘어나게 마련이고 이는 거리 증대로 이어졌다.

드라이버 · 아이언샷의 다운스윙 때 처지는 듯한 단점도 극복했다. 고 원장은 "서희경은 하체가 먼저 움직이면서 클럽이 뒤처져 밀리는 샷이 가끔 있었다"며 "하체와 몸 중심 근육이 균형을 이루면서 클럽과 몸통이 한 덩어리처럼 회전한다"고 말했다.

"서희경, 지옥 복근훈련…15야드 늘렸다"
또 스윙 때 팔이 몸에서 떨어지는 큰 스윙도 교정했다. 종전엔 백스윙톱에서 샤프트가 지면과 거의 평행을 이룰 정도였으나 지금은 그 폭을 줄였다. 아크는 가능하면 작게 하되 팔을 몸에 붙이면서 임팩트를 강하게 하는 스윙으로 바꾼 것이다.

정신력도 강해졌다. 고 원장은 "서희경은 우승 경험이 많아 긴장하지 않는 것이 강점"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떨거나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즐기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희경이 지난해(5승) 이상의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서희경은 많은 우승 경험과 흠잡을 데 없는 스윙을 갖고 있어 올해도 여자프로골프계를 리딩할 겁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