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종 종목들이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의 의약품업종은 0.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은 매도세를 보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억원, 52억원씩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LG생명과학이 4% 넘게 뛰어오르면서 업종 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태평양제약, 한미약품은 3% 이상 강세를 보였고 동아제약, 슈넬생명과학, 근화제약 등도 2%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오전에 오름세를 보였던 인포피아, 유비케어, 비트컴퓨터, 코오롱아이넷 등 헬스케어 관련종목들은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메디포스트는 하락반전했고 나노엔텍도 전날과 같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인성정보(1.47%)만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이 제약주들이 상승한 이유는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 법안(의보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다.

이 법안의 주된 내용은 앞으로 10년간 9400억 달러를 투입해 의보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 중 3200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 국민의건강보험 수혜율을 95%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의도다.

일단 환자 수 증가와 급여 보장범위 확대로 의약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보험재정의 부담으로 약가가 싼 제네릭(복제) 의약품 사용 촉진정책이 예상된다. 때문에 오리지널 업체보다는 제네릭 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

◆제약株 수혜기대 '한 목소리'…진단·줄기세포 업체도 추천

미국의 의보법안이 크건 작건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다만 수혜의 시기와 정도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의보개혁안 통과로 앞으로 제네릭(복제) 의약품의 사용 및 수입 장려가 예상된다"며 "국내 제약업체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수혜주로는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 셀트리온을 제시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개량신약에 강점을 지닌 SK케미칼과 한미약품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SK케미칼은 개량신약인 항암제 SID-530을 글로벌 제네릭 전문업체에게 수출한 바 있고 2010년 하반기부터는 유럽시장에 본격적인 제품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SK케미칼은 미국에서 임상실험 중인 동사의 개량신약들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수혜주로 거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시밀러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녹십자, 셀트리온 등도 수혜주로 지목했다.

키움증권도 국내 업체중에서는 한미약품(개량신약), 동아제약(수퍼항생제),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 나노엔텍(진단) 등의 수혜를 예상했다.

이 중 나노엔텍은 미국의 생명공학분석기기 전문업체인 라이프테크놀로지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프렌드’라는 진단의료장비로 유럽과 미국 진출을 시작했고 앞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이 밖에도 진단업체인 인포피아와 메디포스트를 추천했다.

인포피아는 글로벌 대형 혈당기 업체들에 비해 50% 수준의 가격으로 혈당기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의 기회가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메디포스트 역시 국내 줄기세포 업체 최초로 미국 임상진입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받을 것으로 대우증권은 내다봤다.

◆제네릭 의약품, 가격 경쟁력 갖춰야…바이오시밀러도 '미지수'

물론 수혜에 대한 기대감만 있는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은 영향이 없는데다 오히려 국내업체들에게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제네릭 의약품 중 미국에서 매출을 일으키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의보개혁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는 분석이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제네릭 시장은 증가하겠지만 중요한 경쟁력은 '가격'이 될 것"이라며 "미국시장에는 이미 글로벌 제네릭업체들이 포진해 있어 국내 제약사에 대한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허가 가이드라인 제정은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번 개혁안으로 추가적으로 사용량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