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사를 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속여 주부와 직장인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피라미드 투자 사기를 저지른 연예기획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주식투자 목적으로 104억여원을 끌어모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중견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A사의 박모 대표(41)와 전 대표 오모씨(4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와 오씨는 2008년 9월 자신들이 만든 여행 관련 케이블 PP(채널사업자)를 코스닥에 상장시켜 매월 5%의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고 꾀어 지난해 10월까지 투자자 887명한테서 투자금을 받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사에 소속된 유명 연예인의 사진이 실린 홍보자료를 뿌리고 투자설명회에 일부 배우를 출연시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서 '원금을 보장한다'며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발행한 방송사 주식을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를 데려오면 웃돈을 얹어주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으로 피해자를 모았고, 챙긴 돈은 방송사 적자 보전금 등으로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사 소속 연예인들이 '사기에 이용당하는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들을 참고인으로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