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아시아 · 태평양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으로 한국 증시를 네 번째로 꼽았다.

23일 홍콩에서 개막된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의 '아시아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1500여명의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한국 증시가 인도네시아 중국 · 일본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공동 2위에 오른 중국과 일본은 올해 수익률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도 필리핀 다음으로 꼽혀 응답자들 간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한국은 올해 수익률이 가장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 최하위를 기록,부정적으로 보는 투자가들이 제일 적었다.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한국보다는 중국 홍콩 인도를 선호했지만 최근엔 일본 중국 인도 등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탓에 비중이 덜 차 있는 데다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올해 일본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지수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응답자 5명 중 1명은 아시아 증시가 20% 이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증시는 1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는 투자가들이 50%를 넘어 올해도 아시아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장기자금을 운용하는 투자가들의 전망이 단기 투자 성격의 헤지펀드 투자가들에 비해 아시아 시장에 훨씬 긍정적이었다.

업종별로는 소비재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투자 대상으로 꼽혔고 정보기술(IT)이 뒤를 이었다. 반면 통신주는 올해 수익률이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이 설문에 참여한 투자가들의 절반은 최소 50억달러 이상 자금을 굴리는 장기펀드 및 헤지펀드 관계자들이며,유럽 미국 등 글로벌 펀드매니저들도 20%가량을 차지했다.

홍콩=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