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료보험개혁안이 하원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내 바이오 · 제약주들이 들썩였다. 전 국민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면 미국 정부가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의약품 사용을 장려할 수밖에 없어 국내 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23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바이오 · 제약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LG생명과학은 이날 4.29% 급등한 5만8400원에 마감했고,동아제약(2.33%) 한미약품(3.64%) 등도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셀트리온은 0.77% 오른 1만9600원에 마감,작년 6월3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만965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 회사는 장중 2만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혈당기 제조기업 인포피아도 오전 한때 10%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법안 통과가 국내 바이오 · 제약업계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바이오시밀러에 강점이 있는 업체들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오승규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시행하면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비교적 가격이 싼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사용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진 대표적 업체로는 셀트리온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주자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등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제약사 호스피라와 판매제휴도 맺은 상태다. 일부 국가에서는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 관련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동아제약과 LG생명과학도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꾸준히 국내에서 선보인 바 있어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개량신약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미약품 역시 미국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개량신약이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전에 성분이나 제형 등을 변경,출시한 의약품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인포피아도 관심대상이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인포피아는 글로벌 대형 혈당기 회사들의 절반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미 의보법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에는 이미 글로벌 제네릭업체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개혁안이 제네릭 의약품에 집중하고 있는 대다수 국내 제약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