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애고 있지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폐지하는 대신 이자율을 올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편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 금리는 취급수수료와 대출이자율을 합쳐 결정된다. 취급수수료는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를 받는 고객에게 대출액의 0.4~0.6%를 선이자 개념으로 받는 것으로,연이자로 환산하면 4.0~4.5% 수준이다. 취급수수료와 대출이자율을 합한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연 26% 수준이다.

신한 · 비씨 · 하나카드와 SC제일 · 기업은행 등은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최근 폐지했거나 다음 달부터 없앨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취급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대출이자율을 올렸다. 신한카드는 취급수수료를 폐지하며 대출이자율을 연 9.84~26.84%에서 연 9.84~28.84%로 높였다. 이에 따라 취급수수료가 없어졌다고 해도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하율은 1.0~2.0%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15개 카드사들은 여전히 취급수수료를 없애지 않고 있다. 대신 금융당국의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 요청에 취급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