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하는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현장컨설팅지원단이 23일 충북 제천시를 찾았다. 제천은 시멘트산업 중심지였지만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다. 주변부 아파트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도심 상권이 공동화되고 대형 마트들도 진출해 경영난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하지만 단양 영월 문경 등 주변 도시보다 경제 규모가 커 창업 희망자들은 넘친다. 중앙의림명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현장 컨설팅과 점포방문 컨설팅엔 300여명의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들이 몰렸다.

○…의림명동에서 20여년간 영동지업사를 운영해온 오은섭씨(65)는 월 700만원에 달했던 매출이 최근 300만원대로 떨어졌다며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박주성 한국소호창업컨설턴트 대표는 "아파트 등에 스티커를 붙여 홍보하고 이삿짐업체를 통해 집수리를 맡길 고객을 찾으라"고 권했다. 또 나이를 고려해 미장 방수공사보다 도배 장판 등 쉬운 일 위주로 특화하라고 설명했다.

제천시 외곽 청풍면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장박골가든을 운영하는 홍사경 사장(60)은 "한철 장사라 겨울에 큰 적자를 본다"며 대책을 요청했다.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종업원이 10명에 달해 인건비 비중이 높다"며 "1층에 수저나 술 등을 놓을 수 있는 서비스 스테이션을 설치해 동선을 줄이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에서 한식당을 하다 19년 만에 귀국한 오혜경씨(43)는 창업 아이템으로 165㎡ 규모의 한식당을 희망하고 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자영업은 원가 싸움인 만큼 점포 구입보다 임대를 구하라"고 조언했다. 또 매장 규모를 줄여 투자비를 절감하고,고객 확보를 위해 관공서 대상 영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락동에 사는 한은화씨(43)는 학교 앞에서 슈퍼와 문구점을 겸업한 경험이 있다. 아이를 다 키운 한씨는 국수집을 열 생각이다. 양혜숙 여성창업대학원장은 "가장 중요한 게 입지"라며 "입지에 따라 메뉴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음식점 운영은 처음인 만큼 주먹밥 잔치국수 등 요리하기 쉬운 메뉴로 특화하라고 제시했다.

○…제천 상권의 홍보사이트 'go114.kr'의 운영자 엄상용씨(48)는 "1년 정도 됐는데 고전하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상점이 사이트에 등록하면 연 회비 3만원을 받는데 현재 등록 상점은 250여개에 불과하다. 이영훈 색상디자인 대표는 "회원 수가 충분하지 않아 등록했던 회원도 다시 나가는 상황"이라며 "요식업협회 등 상품 · 서비스별 협회와 접촉해 무료로라도 회원 수를 확보한 후 사이트를 홍보하라"고 조언했다.

제천=김현석/심성미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