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한테도 다른 은행이 대출해준다고 전화옵니다. "

은행들이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해 직장인 신용대출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가계대출을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이 급감하고 있고 기업도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각 은행들이 직장인 신용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 은행들은 대출모집인을 통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직접 전화까지 걸어 대출을 유치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큰 은행이야 주택담보대출 정도만 대출모집인을 통해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최근 신용대출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해서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장인 우대 대출이나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넓히려 하고 있지만 숫자가 크게 늘지 않는다"며 "은행원이 다른 은행원으로부터 신용대출을 권유받는 경우까지 적지 않게 발생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A은행에 다니는 40대 초반 유모씨는 최근 휴대폰으로 5000만원까지 최저금리에 무담보 신용대출이 가능하니 언제든 대출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직장인 신용대출에 저축은행과 캐피털업체까지 가세하면서 '무방문,최저금리로 당일 1000만원 송금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차별로 뿌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지난해만 해도 이런 풍경을 보기 어려웠지만 최근 들어 직장인이라면 최근 누구나 한번씩은 이 같은 메시지를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은행들의 예대율(대출/예금)이 100% 아래로까지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