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까지 각 대리점에 공급하는 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럼 이전과 같은 공급 부족 사태는 없을 것입니다. "

정우영 혼다 코리아 사장(61 · 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조만간 일본 본사에서 인기 차종을 대량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다 코리아는 그동안 대기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정 사장은 "작년에 많은 나라들이 노후차 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일본 본사가 한국에 보내는 물량을 많이 줄였다"며 "대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는데 이제는 양적인 확대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작년에 180억원 상당의 적자를 예상했지만,원가 절감을 통해 그 폭을 상당부분 줄였다는 얘기다.

◆AS 전국망 확충


정 사장은 "혼다는 재작년 1만2000여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지만 작년에 환율 변화 등의 영향으로 4900여대를 파는 데 그쳤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40% 이상 성장한 7000여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다 코리아의 또 다른 판매 축인 모터바이크의 경우 작년 2000여대에 이어 올해는 25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정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제주도에 살고 있는 고객이 차를 팔라고 해도 수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지 딜러가 없는 탓에 원활한 사후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혼다 코리아는 현재 전국 정비공장의 차량 수리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정 사장은 "서울과 분당,부산 등에 정비공장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 잇따라 신규 매장을 열다 보니 정비 수요가 한꺼번에 많아졌다"며 "새 정비소를 짓기 전까지 기존 시설을 늘려 AS에 대한 민원을 우선 해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콜에 적극 대응

정 사장은 수차례 가격을 조정한 것과 관련,"엔화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다"며 "제조업체가 아닌 수입 · 판매업체여서 원가를 낮출 여지가 적었던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동안 인상했던 가격을 최근 다시 내렸으며 당분간 차값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혼다 본사가 전 세계적으로 리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본사의 리콜 발표 후 문의 전화가 좀 오고 있다"며 "혼다 코리아가 공식 수입하지 않은 차에 대해서도 전량 무상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혼다 코리아는 올해 모터바이크 판매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국내 바이크 시장이 외환위기 이전의 3분의 1 수준인 연 9만~10만대 정도로 쪼그라들었다"며 "그동안 대형 바이크 쪽에 중점을 뒀는데 앞으로 소형 분야를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내 소형 월드와이드 모델(스쿠터)을 처음 들여오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작년 도쿄모터쇼에서 전기바이크도 선보였는데,기회가 되면 한국에도 들여오고 싶다"며 "전기차나 전기바이크를 타면 짠돌이가 아니라 친환경주의자란 인식 전환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는 "과거 바이크 시장엔 중국산 저가 제품이 범람했지만 요즘은 정규 메이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