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2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삼성그룹은 24일 이 전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전 회장, 삼성전자 10년 먹거리 제시할 것"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해 삼성전자 앞으로 10년의 먹거리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잘해 왔지만, 현재의 사업구조는 앞으로 10년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로 신사업의 추진력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그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삼성전자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문제"라며 "오너인 이 전 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년마다 바뀌는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이 힘들기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오너경영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 전 회장의 복귀가 증시에 상승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 팀장은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으로 신사업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며 "삼성전자 등 대그룹의 신사업 부문의 투자활성화는 고용창출 효과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펀더멘탈(기초체력)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2010년 미국과 한국의 최대화두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전기차 등 신사업 진출에 있다"며 "이 부분에서 삼성전자 등 IT(정보기술)주의 역할은 중요하고, 주요 경영진 복귀에 따라 투자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 회장 복귀에 삼성그룹株 요동

이 전 회장의 복귀 소식에 삼성그룹주도 요동치고 있다.

오전 11시33분 현재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1만원(1.24%) 오른 81만9000원를 기록 중이다. 호텔신라는 3% 가까이 올랐고,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화재 등도 오름세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복귀 사실은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복귀 소식만으로 삼성그룹주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변화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삼성그룹이 공격적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이 전 회장의 복귀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이 전 회장이 복귀 이후 어떤 계획을 내놓는가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전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스마트폰, 3D(3차원 입체영상) TV 등 개척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긴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