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년 후에는 절약사회가 되고,신농업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

한국경제신문과 유엔미래포럼(대표 박영숙)이 지난 23일 주최한 '미래예측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짐 데이토 세계미래학회 회장(70 · 사진)은 "지구 온난화 영향 등으로 앞으로 성장 위주의 정책이 한물 가면서 적게 만들고 아껴쓰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또 물이 부족해지고 농산물이 에너지화되면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과 교수 겸 미래전략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토 회장은 법률,교육,첨단기술 분야의 미래예측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30여개 주정부 미래전략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세계미래학회는 1967년 결성됐으며 세계 각국의 미래학자 25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래학의 필요성과 관련,데이토 회장은 "과거와 현재는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노력한 만큼 발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국가나 개인이 미래를 연구하지 않으면 도태되거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사회의 메가트렌드는 변수가 너무 많아 단정적으로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 성장과 신재생 에너지,환경문제가 맞물려 굴러가면서 여러 변수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1980년대 성장 위주의 경제이론이 신자유주의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술혁명을 불러오고 서비스 수준을 높여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아직도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과 기후 변화,환경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경제이론이 시급하다. "

데이토 회장은 신자유주의가 지구촌에 확산되면서 자본주의 경제모델은 자연스럽게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산주의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도 영원할 수는 없다"며 "한국도 미국을 비롯한 서양식 자본주의를 본받으려 하기보다는 한국식 경제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래 전에 컴퓨터의 출현과 발달 과정,공산주의의 몰락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레이거노믹스,신자유주의,여성인권,동성애자 문제 같은 사회적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사회 현상이 그만큼 복잡하고 변화가 갑작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데이토 회장은 1982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래 지금까지 관심있게 지켜봤다고 한다. 그는"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민주화 과정,부국을 만들어가는 열정이 인상깊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글=최규술/사진=허문찬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