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23일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개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상당 기간 양사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민영화를 통한 개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하원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HFSC)에 나와 "주택금융법안을 다듬어야 할 때가 됐다"며 "모기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개혁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 논의는 정부 소유 상태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민간기업으로서 이윤을 추구함으로써 발생하는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은행이 서민들에게 제공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금융사로부터 사들여 이를 바탕으로 주택담보증권(MBS)을 발행 · 보증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민간 부문의 모기지 채권 인수 및 MBS 발행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작년 양사의 MBS 발행 비중은 95% 이상으로 높아졌다. 신용위기로 민간 모기지 시장이 고사한 반면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는 양사의 시장 지위가 더욱 강화된 것이다.

공화당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양사를 근본적인 개혁 없이 끌고 가는 것은 납세자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것일 뿐이라며 개혁 방안을 서둘러 내놓을 것을 요구해왔다.

월가에서는 정부 지원하에 민간기업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별도의 감독위원회를 둬 사업 위험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