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지원 없으면 더블딥 올수도" VS "美 성장률 월등…U자형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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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더블딥' 백악관도 논쟁중
경제자문위원 펠드스타인ㆍ타이슨 상반된 주장
마틴펠드스타인▶▶ 현 경기회복 사이클은 '비정상'…소비자ㆍ기업 자신감 결여 심각
로라타이슨▶▶ 글로벌경제 지속회복 국면 진입…소비둔화 中ㆍ인도가 메워줄 것
경제자문위원 펠드스타인ㆍ타이슨 상반된 주장
마틴펠드스타인▶▶ 현 경기회복 사이클은 '비정상'…소비자ㆍ기업 자신감 결여 심각
로라타이슨▶▶ 글로벌경제 지속회복 국면 진입…소비둔화 中ㆍ인도가 메워줄 것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리스크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결국 올해가 가기 전에 미국발 '더블딥'(이중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일시적인 정책효과가 갖는 성장의 한계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우려할 만한 부분이 남아있긴 하지만 미국 경제는 바닥을 벗어나 완연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로라 타이슨 UC버클리대 교수)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71)와 로라 타이슨 UC버클리대 교수(62)는 2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의 '아시아 투자 컨퍼런스'(AIC)에서 미국 경기 전망과 관련해 이처럼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두 백악관 자문위원의 발언은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들이 엇갈리며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이 일시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과거 금리 하락 국면과는 다른 비정상적인 경기회복 사이클을 나타내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지원책이 없다면 결국 상승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추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변수로 △소비 둔화 △여전히 지속되는 크레디트(신용) 이슈 △자신감 결여를 꼽았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의 소비심리는 10조달러라는 거대한 규모의 자산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크게 위축됐다"며 "실업 증가에 따른 수입 감소에 더해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리려는 가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들은 아직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상대적으로 뛰어난 경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에 허덕이며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 반등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기업의 공장 가동률과 생산성이 올 1분기 들어 정체되는 모습이고,주거용 주택과 부동산 판매량도 최근 몇 주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블딥 조짐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 타이슨 교수는 "몇 달 전까지는 더블딥 가능성에 일정 부분 동의했지만 지금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가 이미 바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추가적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타이슨 교수는 "노동시장은 아직 침체돼 있지만 임금은 상승하고 있다"며 "물론 일시적인 경기 부양책이 가지는 성장의 한계 등은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을 우려할 만큼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주장했다. 그는 정부 재정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점 등은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면서도 미국의 성장률이 유럽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U자형'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며 설사 미국의 소비가 둔화되더라도 인구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인도 등이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두 사람은 향후 경기에 대해선 상반된 시각을 피력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의 부채 상환능력 부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올리는 데 동의한다고 해도 단기간 내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특히 미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상황 아래선 중국 정부가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중국이 원자재와 반제품 수입을 통해 거대한 생산공장 역할을 하고 있고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도 결국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구두개입을 그만두면 위안화 절상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